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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우주망원경 '스피처' 내년 1월 우주 어둠 속 '영면'

송고시간2019-06-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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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임무 넘어 11년 더 활동…제임스 웹 망원경 후속 연구

내년 1월 말 은퇴하는 스피처우주망원경(SST) 상상도
내년 1월 말 은퇴하는 스피처우주망원경(SST) 상상도

[NASA/JPL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스피처(Spitzer)'가 내년 1월 말 탐사 임무를 모두 마치고 우주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NASA에 따르면 지난 2003년 8월 발사된 스피처 망원경은 원래 계획된 임무를 완수한 뒤에도 지금까지 11년 넘게 더 관측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구를 뒤따라가듯 태양 궤도를 도는 스피처가 지구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면서 통제가 어려워져 탐사 임무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 30일 가동 스위치를 영구적으로 끄기로 했다.

스피처는 현재 지구에서 약 2억5천400만㎞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달 거리의 6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자료 전송이나 명령어 수신을 위해 안테나를 지구로 고정해야 한다. 이때 태양광 패널이 태양에서 기울면서 배터리에 의존하는데 이 때문에 지구와 교신 창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피처는 원래 태양광 패널의 기울기가 태양에서 30도 이상으로 벌어지면 안전모드가 작동해 재부팅 하도록 설계돼 있었으나 현재는 이를 조정해 안전모드 없이 기울기가 53도까지 벌어지고 있다.

스피처는 가시광선을 내뿜기에는 충분치 않은 열을 가진 천체를 찾아내는 것이 전문 관측 분야로 주변의 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지구와 태양 빛은 물론 탐사선과 기기 자체에서 나오는 열을 차단해야 정확한 관측을 할 수 있는데 지난 2009년에 싣고간 냉각재가 바닥이 나는 바람에 '온열 모드(warm mode)'로 전환해 관측을 해왔다. 원래는 적외선 4개 파장을 감지하도록 고안됐지만, 이 모드에서는 포착할 수 있는 파장이 두 개로 제한된다.

우주망원경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주창한 미국 천체물리학자 라이먼 스피처(1914~1997년)의 이름을 딴 이 망원경은 이런 역경에도 지난 16년간 혁혁한 성과를 냈다.

우주 곳곳에 숨어있는 천체들의 장막을 거둬 토성 주변에서 새로운 고리를 발견하고 가장 멀리 있는 은하 중 하나를 찾아냈다. 지난 2017년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트라피스트(TRAPPIST)-1'이 7개의 행성을 가진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스피처가 찾아낸 7개의 행성을 가진 트라피스트-1 행성계
스피처가 찾아낸 7개의 행성을 가진 트라피스트-1 행성계

[NASA/JPL-Caltech 제공]

스피처 망원경 운용을 맡은 JPL은 스피처가 내년 초 은퇴할 때까지 외계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15개의 왜성(矮星)을 비롯한 외계행성 탐색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NASA가 지난해 발사한 외계행성 탐사선 '테스(TESS)'가 찾아낸 외계행성에 대한 추적 관측에 650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해졌다.

NASA가 2021년에 발사할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스피처와 같은 파장의 빛을 관측하게 된다. 망원경 거울이 스피처의 7.5배에 달해 고해상도로 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됨으로써 스피처가 놓쳤던 부분에 대한 후속 관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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