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했던 대로…EU "러시아가 가짜뉴스로 유럽선거 훼방"

송고시간2019-06-14 21:20

EU집행위 보고서 "러시아 측이 유럽의회 투표율 낮추려 한 증거 확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유럽연합(EU)이 지난달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때 "러시아 정보원"(Russian sources)들이 가짜뉴스를 유포해 여론을 조작한 정황을 적발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측이 "꾸준히, 지속해서" 유럽의회 선거의 투표율을 낮추고 후보 지지율 등에 영향을 미치려 한 증거를 확보했음을 밝혔다고 AFP와 dpa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보원이 퍼트린 가짜뉴스에는 EU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부터 이민자 문제 등의 논쟁거리를 악용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일례로 한 가짜뉴스는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EU에서의 서양·기독교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런 가짜뉴스를 비롯해 러시아 측이 EU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전술과 시나리오를 EU 회원국들 내 정치세력들도 종종 차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정보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EC는 복잡하고 정교한 허위정보 캠페인의 "범위와 규모"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EC는 러시아가 소셜미디어(SNS) 등의 온라인 매체를 통해 종전보다 더 교묘한 방법으로 가짜뉴스를 확산할 것으로 보고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더 노력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 등 최근 몇 년 동안 서방국가에서 벌어진 주요선거에 개입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