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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남북·북미 대화재개…이제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

송고시간2019-06-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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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박 8일간 이어진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의 국빈방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북유럽순방의 핵심을 두 단어로 추리자면 '평화'와 '대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문 대통령의 철학은 '국민을 위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오슬로 구상'과 "평화는 핵이 아닌 대화로 이루 수 있다"는 내용의 '스톡홀름 제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북한과 국제사회에 보내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확실하고 분명했다. '대화의 장'에 복귀할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고한 지지를 호소했다.

'스톡홀름 제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하루속히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는 촉구성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스웨덴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스웨덴의 길'을 가겠다고 천명했다. 핵을 포기하고 평화를 선택해 번영을 누리는 스웨덴을 모델로 삼아 북한의 핵 폐기를 이끌겠다는 다짐이다.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고 강조하거나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이 밝힌 '오슬로 구상'의 화두는 평화다.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와 '이웃 국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평화'가 이 구상의 요체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뤄 그 혜택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미치게 하는 한편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자는 뜻이다.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라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개략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구체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이어서 재래식 무력에 대한 군축도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해 '선(先) 비핵화, 후(後) 재래식무기 감축'이라는 향후 구상을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 직설적 화법의 대북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시기·장소·형식을 묻지 않고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한미가 미리 입을 맞춘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적인 대북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보낸 "아름답고 매우 따뜻한 친서"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정제유 불법 환적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애써 그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남북미 3국 최고지도자의 유화적인 대북 메시지와 연설, 친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조문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 반전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을 뿐 아니라 북미 관계가 다시 악화할 조짐마저 보이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이제 북한의 태도에 달렸다. '결단의 공'은 김 위원장에게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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