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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브리아기 대폭발' 진짜 원인은 초대륙 만든 지각판 변동

송고시간2019-06-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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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활동이 CO₂늘리고 광합성 미생물 산소생산 증가 촉발

캄브리아기의 삼엽충 화석 [자료사진]
캄브리아기의 삼엽충 화석 [자료사진]

[시몽포토에이전시=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는 약 5억년 전 쯤 동물의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대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그 이전에는 없던 화석들이 이 시대 지층에서 갑자기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데서 알 수 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해면동물이나 자포동물이 고작이던 세계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동물문(門·phylum)이 등장하게 됐으며, 이는 산소 증가가 촉발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산소 증가는 결과물일 뿐 이를 가져온 진짜 원인은 지각판 변동에 있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시스템연구소의 팀 렌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각판 변동에 따른 화산 활동 증가가 궁극적으로 산소 증가를 촉발해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게 됐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약 5억5천만년 전 남반구에 초대륙 '곤드와나(Gondwana)'가 형성되면서 대륙판과 해양판이 충돌해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화산 고리가 만들어진 것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봤다.

화산 활동으로 이전에 지하 퇴적암에 저장됐던 이산화탄소(CO₂)가 방출돼 대기로 흘러들면서 지구 기온이 오르고, 이는 암석에 대한 풍화작용을 강화해 영양분인 인(燐)이 바다로 흘러드는 양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이는 광합성을 하는 바다 미생물의 활동을 늘려 산소량 증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첨단 생물지구화학 컴퓨터 모델을 고안해 지각판 변동에서 산소량 증가로 이어지는 연쇄반응 과정을 확인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전인 5억5천800만년 전 디킨소니아 화석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전인 5억5천800만년 전 디킨소니아 화석

[호주국립대학 제공]

이 모델은 화산 활동 증가의 결과로 산소량이 늘어나는 것을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산소량이 오늘날의 4분의 1 수준으로 증가한 것만으로도 캄브리아기 대폭발 때 출현한 동물이 필요로하는 산소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에든버러 대학 박사과정 연구원 조시 윌리엄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컴퓨터 모델이 캄브리아기 동물군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수준까지 산소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예측치가 지구화학적 증거와도 강력히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렌튼 교수는 "진화론자들이 처음부터 인정한 가장 큰 딜레마 중의 하나가 캄브리아기 대폭발 때 어떻게 다세포 생물이 갑자기 나타났냐는 것"이라면서 "많은 연구가 산소량 증가를 지목했지만 이런 증가가 이뤄진 분명한 원인이나 어느 정도나 늘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오래된 동물의 선조들이 그래서 우리들까지도 5억년 전 지각판의 이례적인 변동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놀랍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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