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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상트대서 박경리 문학제 열려…양국 참가자들 작가 작품 낭송

송고시간2019-06-2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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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문화재단-한러대화 공동주최…상트대에 박경리 동상 건립 뒤이은 행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하소설 '토지'로 유명한 작가 박경리(1926∼2008)를 기리는 문학제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박경리 문학제가 외국에서 열리기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상트대) 동양학부 앞 현대조각공원에 박경리 동상이 건립된 데 뒤이은 행사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박경리 동상 앞에서 개최된 문학제에는 행사를 주관한 토지문화재단과 '한러대화'(KRD) 관계자,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상트대 총장과 대학 교수 및 학생,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정부 대표, 러시아 내 박경리 연구자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박경리 문학제서 발표하는 러시아 참가자들 [KRD 제공]

박경리 문학제서 발표하는 러시아 참가자들 [KRD 제공]

KRD는 한·러 간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정부에 건의하는 민관 대화 채널로 2008년 창설된 뒤 매년 두 나라를 오가며 포럼 등 각종 행사를 열어 오고 있다.

문학제는 석영중 고려대 러시아과 교수와 아나스타시야 구리예바 상트대 한국학과 교수의 박경리 작품 소개 강연에 이어, 양국 대학교수와 상트대 한국학과 학생 등이 박경리의 시 작품과 소설 '토지' 일부를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각각 낭송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러시아 교수들은 자신들이 낭송한 박경리의 시 작품을 러시아어로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강연과 낭송회를 통해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장대한 서사 '토지'에 담아내고 인간 존엄성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노래하고 국가와 개인의 운명을 문학적 기념비로 승화시킨 작가의 문학정신을 확인하고 되새겼다.

석영중 교수는 이날 ''토지',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박경리의 문학은 한국 문학의 경계를 넘어 세계 문학의 기억을 환기시킨다"면서 "작가의 생명존중, 사랑의 메시지가 이번 문학제를 통해 한-러 양국에서 새로운 메아리로 전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예바 교수는 "지금까지 박경리의 시 세계와 문학의 역할에만 주목했는데 문학제를 통해 삶의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이 직면하는 문제와 현상 등을 깊이 연구한 작가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됐다"면서 "이번 행사가 러시아 학생들에게 문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서울 롯데호텔(소공동) 앞에 러시아 국민작가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동상이 세워진 데 대한 화답으로 상트대에 박경리 동상을 설립했고 이번에 문학제 개최도 지원했다.

동상이 세워진 상트대 동양학부 건물은 120여년 전부터 한러 관계가 시작된 뜻깊은 곳으로, 고종 황제 말기인 1897년부터 20년간 한국인 통역관 김병옥이 세계 최초로 이곳에서 한국어 강의를 한 바 있다.

박경리 문학제 참가자들 [KRD 제공]

박경리 문학제 참가자들 [KRD 제공]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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