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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는데 중학생 된 딸…15년 만에 상봉한 모녀

송고시간2019-06-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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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맡은 목사 거짓말로 생이별 후 경찰 도움으로 해후

15년 만에 상봉한 모녀.
15년 만에 상봉한 모녀.

[익산경찰서 제공]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생후 3개월 된 딸과 생이별했던 어머니가 15년 만에 경찰 도움으로 딸과 상봉했다.

25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A(39)씨는 지난 22일 생후 3개월 만에 헤어진 후 중학생이 된 딸을 익산의 한 수용시설에서 만났다. 딸은 단번에 A씨를 알아보고 엄마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사연은 이렇다. 2004년 2월께 미혼모이자 2급 지적장애였던 A씨는 혼자서 양육을 할 수 없었기에 태어난 지 3개월째였던 딸을 목사가 운영하는 보육시설에 맡겨야만 했다. 서울로 가서 돈을 벌어 차후 아이를 돌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딸을 맡긴 지 한 달쯤 지나 안부를 물으려고 목사에게 연락하니 "딸은 몸이 아파서 죽었다. 찾지 말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별다른 방도가 없었던 A씨는 눈물만 흘리고 생업을 지속하며 애써 딸을 잊으려고 발버둥 쳤다.

그렇게 15년이 흘렀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인생 2막을 준비하던 A씨는 호적을 정리하다가 딸의 사망신고가 돼 있지 않고 주민등록만 말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혹시 딸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난 3월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경찰은 우선 A씨가 자녀를 맡겼다던 교회 목사의 행적을 수소문했다.

확인 결과, 해당 목사는 국가 보조금 횡령 사건에 연루돼 이미 2013년에 구속된 상태였다.

목사가 운영하던 보육원 아이들이 인근 보호시설로 전원 옮겨진 상태였고, 경찰은 원생 명단에서 A씨 딸과 동일한 이름을 찾았다. DNA 분석 결과 해당 아동과 A씨 유전자는 99.99% 일치했다.

경찰은 딸을 맡은 목사가 당시 국가 보조금을 챙기기 위해 A씨에게 '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은 늘 마음의 짐이었는데, 경찰 도움으로 딸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며 "딸을 찾아주신 경찰분들께 은혜를 입었다"고 울먹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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