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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유엔공원 '방문객 늘어나는데 초라한 시설 제자리'

송고시간2019-06-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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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공간 부족…수장고 없어 참전용사 유품 못 받기도

예산 부족해 시설 확충·개선 엄두도 못 내

유엔기념공원
유엔기념공원

촬영 조정호(드론)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세계 유일의 유엔군 합동묘역인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방문객은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홍보 영상관과 참전용사 유품을 보관할 장소가 크게 부족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는 전쟁 69주년을 맞아 단체·개인 방문객이 잇따르고 있었다.

이날 오전 두 개의 시민단체 주도로 추모행사가 진행돼 단체원만 3천200여명이 참석했고, 20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해설 투어 예약도 꽉 차 있는 상태다.

방문객은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은 30만명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현충일 하루에 5천명이 방문했는데 올해는 7천명이 찾았다.

부산 유엔평화공원
부산 유엔평화공원

촬영 조정호(드론)

하지만 늘어나는 방문객에게 유엔기념공원을 제대로 알릴 시설은 부족해 직원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박은정 홍보과장은 "공원을 둘러보기 전 장소의 의미와 참전용사들의 업적에 대해 홍보하는 영상을 보도록 권유하지만, 홍보 영상관이 없어 추모관에서 영상을 틀고 있다"면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묘역의 잔디를 밟지 않고 필요한 예절을 지키는데 교육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참전용사 가족이 기증하는 유품이나 유엔 관련 물품을 보관할 수장고는 아예 없는 상태다.

참전용사 물품을 전시하는 소규모 전시관이 있지만, 공간이 너무 협소해 물품을 받지 않을 때도 있다.

일부 물품은 전시되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된 상태다.

박 팀장은 "유엔기념공원에는 맥아더 장군이 한국 전쟁에서 최초 사용한 유엔기가 있다"며 "별도 수장고 등이 마련돼 제대로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차근호 기자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는 부족한 예산 탓이 크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합동묘역이다.

현재 11개국 2천297명의 참전용사 유해가 안장돼 있는데, 관리는 11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관리위원회가 관리가 담당한다.

예산은 각국에서 일부씩 부담한다. 80%는 우리 정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과장은 "정확한 예산액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4만평 정도 되는 공원을 관리하는데 예산이 한해 20억원도 안 되다 보니 시설 확충과 개선 등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면서 "2017년부터 시설 확장 등이 필요해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를 실천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차량 출입구와 사람들 출입구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사람들의 안전도 걱정되는 상황이다"라며 "이러한 문제점들이 전쟁 7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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