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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생활 인프라 관리 난맥, 지역난방공사뿐인가

송고시간2019-07-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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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작년 12월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는 관리부실이 부른 인재라는 게 확인됐다. 노후 온수관이 터져 도심 한복판을 물바다로 만든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쳐 충격을 줬다. 감사원은 이를 계기로 국내에 설치·운영 중인 지역난방 열수송관에 대해 안전관리 실태를 감사해 그 결과를 2일 공개했다.

감사결과는 놀랍다. 과연 이래도 되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난맥상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수송관 누설 등에 관한 특정 감시구간에서 이상신호 발생지점을 확인하고도 방치하여 제때 보수할 기회를 날려버렸다. 또 열수송관 잔여 수명 평가를 의뢰하고는 시험기관에서 제출받은 결과를 인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재산정했다. 이에 따라 기대수명이 40년으로 평가된 일부는 실제로는 30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에는 '1998년 이전 설치된 열수송관 374㎞×2열'을 순차 교체하기로 대책을 마련했지만 관련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관리·감독을 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열수송관 누설 검사를 난방공사의 자체점검으로 갈음토록 특례를 만들어 부실한 결과를 자초했다. 자격도 안 되는 이들을 점검원으로 승인한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하니 혀를 찰 노릇이다.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소 등이 생산하는 에너지(열 또는 열과 전기)를 주거, 상업지역 등에 일괄 공급한다. 매개는 지하에 매설되는 배관이다. 1985년 이후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아파트, 업무·상업용 건물, 공공기관 등 다양한 수용자들의 일상에 밀착된 필수불가결한 서비스인 것이다. 난방공사와 여타 31개 사업자는 모두 61개 지역에서 이 사업을 한다. 재작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총 주택 수 약 1천712만 세대 가운데 16.4%가 이 지역난방을 이용하며, 그중 난방공사가 52.6%를 담당한다고 한다.

난방공사와 산업부는 이번 감사결과를 반성의 계기로 삼고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감사원이 감사결과를 토대로 부과한 조치와 별개로 점검, 유지, 보수 등 각종 업무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인적 쇄신과 제도 정비에도 나서야 한다. 산업부 역시 최근 마련한 노후 열수송관 정밀진단 등 종합대책을 다듬고 시민 안전과 생활보장을 최우선해 실천해야 한다. 백석역 온수관 사고도 그렇지만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등은 노후 인프라, 관리부실, 안전 불감증 등 여러 원인이 중첩된 결과이겠으나 공히 인재의 요소가 크다는 점을 되새겨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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