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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방영 만화 40% 한국산…오승현 애니 감독 '깃발 꽂아'

송고시간2019-07-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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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활동하다 인니 스카우트된 뒤 지난해 독립 회사 차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지상파 방송이 주중에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의 40%를 한국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만화를 제치고 한국만화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오승현(46) 애니메이션 감독의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승현 애니메이션 감독
오승현 애니메이션 감독

[자카르타=연합뉴스]

오 감독은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의 14세 이하 인구가 7천400만명"이라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오 감독은 본래 미국에서 2006년∼2014년 애니 전문 채널 니켈로디언, 카툰 네트웍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드림웍스의 다수 작품을 성공시켰다.

제주도 출신인 오 감독은 대학에 떨어진 뒤 1992년 상경, 만화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애니 업체에 취업해 8만9천원의 월급을 받으며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그는 2002년 '원더풀데이즈'라는 작품을 만드는 등 경력을 쌓은 뒤 2006년 미국 니켈로디언사에 스카우트됐다.

오 감독은 니켈로디언사가 만든 TV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바타-아앙의 전설' 총감독을 맡아 이름을 알렸고, 이후 '파이어 브리더', '제너레이터 렉스', '트론 업라이징' 등 시리즈를 감독했다.

'끼꼬'(KICO) 제작 당시 오승현 감독
'끼꼬'(KICO) 제작 당시 오승현 감독

[자카르타=연합뉴스]

그러다 2014년 말 인도네시아의 최대 미디어그룹인 MNC에서 "우리 그룹이 애니메이션 사업을 키워보려는데 와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고는 미국 생활을 접었다.

MNC는 공중파 채널 4개, 케이블 채널 25개, 자체 인공위성을 보유한 그룹으로,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자카르타 인근 리도에 개발 중이다.

오 감독은 "미국 생활이 10년 차에 접어들 무렵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 고민을 하던 참에 뜻밖의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 기회가 찾아왔다"며 "새로운 곳에서 '내 쇼'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인도네시아에 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카르타로 이주한 뒤 MNC가 만든 애니메이션 '끼꼬'(KICO)를 시츄에이션 액션 코미디로 완전히 새롭게 개편해 2016년 2월부터 방영한 결과 7∼8%였던 시청률을 27%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도라에몽(일본작품)도 이긴 것이다.

애니메이션 불모지인 인도네시아에 오 감독은 미국 제작방식과 수준을 도입해 이른바 '깃발'을 꽂았다.

오 감독은 MNC를 설득해 '잭 스톰'(Zak Storm)'이라는 시리즈까지 만든 뒤 작년 여름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카르타에 'SHOH 엔터프라이즈'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직접 차렸다.

'SHOH 엔터프라이즈' 직원들
'SHOH 엔터프라이즈' 직원들

[자카르타=연합뉴스]

현재 직원은 110여명, 4년 안에 500명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그의 회사는 '안녕 자두야', '미니특공대', '고고 다이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프랜쥬' 등 5개 한국 작품의 인도네시아 판권을 확보해 인도네시아 RTV, SCTV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또, '레이디버그', '미니특공대', '콩순이', '스토니즈' 등 다수의 한국 만화작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작업을 수주해 자카르타로 가져왔다.

올해 10월에는 애니메이션·웹툰·게임 학원을 자카르타에 오픈해 인력을 처음부터 양성해서 활용하고, 점진적으로는 자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오 감독은 "지금은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시장에 씨를 뿌릴 때라 생각한다"며 "좋은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다 보면 인도네시아 시장 성장과 함께 좋은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HOH 엔터프라이즈' 작업실
'SHOH 엔터프라이즈' 작업실

[자카르타=연합뉴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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