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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로 번진 한일 갈등…수십년 쌓은 자매결연·교류마저 경색

송고시간2019-07-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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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교류사업 전면 재검토 발표 등 전국서 교류 취소 속출

일본 경제보복 여파
일본 경제보복 여파

(전국종합=연합뉴스) 일본 경제보복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양국 지자체가 수십년간 다져온 우호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일본의 부당한 경제 제재에 유감을 표명하며 교류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아베 정부가 부당한 경제제재 조치를 철회하기는커녕 그 범위를 확대하려 시도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도를 넘는 무례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지금 양국 간 긴장 관계는 온전히 일본 아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따른 것으로 일본 국민에게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시 주관 한일 교류 행사를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민간단체와 함께 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시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해당 단체 의견을 반영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당장 9월에 예정된 부산·후쿠오카 포럼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 포럼은 부산과 후쿠오카 간 교류협력과 공동체 구축이라는 취지로 2006년 9월부터 두 자치단체와 상공회의소 주최로 매년 열리고 있다.

그동안 이 행사에는 두 도시 학계, 산업계, 언론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교류 확대와 발전 방안을 모색해 왔다.

한일친선교류의 상징 조선통신사선
한일친선교류의 상징 조선통신사선

매년 봄 열리는 조선통신사 교류 행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통신사 프로그램은 부산이 한일 선린우호 관계를 위해 매년 5월 대규모 사절단을 일본 자매도시 등에 보내는 행사다.

이 밖에 청소년 교류프로그램과 자매도시 교류 등 34개 교류 행사가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부산 영도구는 30년 넘게 국제 자매결연 도시로 지낸 일본 쓰시마시 대표 축제 불참을 결정했다.

영도구는 8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2019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에 영도구 대표단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김철훈 영도구청장은 본인 페이스북에 "일본의 최근 행태를 보며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지금의 국민적 정서는 물론 우리 구의 현재 감정으로는 도저히 대마도(쓰시마)를 방문할 생각이 없어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광명시도 최근 시 산하 광명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주도해 준비한 국제교류 차원의 지역 청소년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2009년 일본 야마토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매년 청소년 상호 교환 방문을 해온 광명시는 올해 청소년 11명을 일본에 보내 문화체험 등을 하게 할 계획이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 (PG)
일본 상품 불매운동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양주시도 이달과 다음 달 예정됐던 일본 자매도시 후지에다시와 교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양주시는 이달 22일부터 29일까지 지역 내 고교생 7명의 후지에다 고등학생 가정 홈스테이, 다음 달 후지에다 학생들의 양주시 방문 등 학생교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이달 27∼30일 체육회와 함께 70여명이 일본 시바타시를 방문해 검도, 유도, 탁구 등 체육 친선 교류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열흘여를 앞두고 방문일정을 취소했다.

충북 괴산군은 이달 29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계획했던 청소년 25명의 일본 교토 및 오사카 연수를 취소했다.

이들은 올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점을 고려해 행선지를 중국 상하이로 변경했다.

울산시 울주군도 이달 11∼14일 예정했던 체육 단체 관계자와 공무원 등 50여명의 일본 홋카이도 지역 체육시설 견학 일정을 취소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일본 경제보복으로 인한 양국 갈등이 이어지면 국민감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교류와 방문 계획 상당수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호 박종국 우영식 김도윤 서진발 김재홍 기자)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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