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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안성기 "젊은 관객에게 눈도장 찍고 싶었죠"

송고시간2019-07-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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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2주년, 바티칸서 파견된 구마신부 역할로 컴백

안성기
안성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민 배우' 안성기(67)가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상업영화 '사자'(31일 개봉)로 돌아왔다. 2016년 '사냥' 이후 3년 만이다.

2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안성기는 젊은 관객들과 만남에 목말라했다. 그는 "한동안 활동이 뜸하니까 어린 친구들이 저를 잘 모르더라"라며 "'사자'를 통해 아직도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숨어든 악의 검은 주교(우도환 분)를 쫓는 구마사제 안신부 역할을 맡았다.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신과 세상을 등지며 살아온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를 만나 그를 아버지처럼 끌어준다.

안성기는 극 중 세 차례에 걸친 구마의식을 통해 라틴어 연기는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악령이 깃든 사람들에게 목이 졸리면서도, 강한 신념과 의지로 위험에 맞선다.

"사실 다른 젊은 배우처럼 액션도 욕심이 났죠. 제가 늘 운동을 해서 몸도 자신 있고, 체력도 자신 있거든요. '사냥'을 찍을 때는 젊은 친구들이 못 따라올 정도로 신나게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사자' 촬영 첫날 무술감독이 저는 주로 맞는 쪽이라고 해서 아쉽지만 접을 수밖에 없었죠."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한 안성기는 지금도 매일 한 시간씩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고 했다. 30~40대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탄탄하게 다져진 몸은 영화 속에서도 살짝 등장한다. "김주환 감독은 제 몸이 왜소하게 보였으면 했지만, 제 몸이 좋은데 어떻게 하겠어요. 하하"

안성기
안성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성기는 "대신에 안신부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라틴어 주문을 악령에게 쏟아붓듯, 싸우듯이 질러대 극의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라틴어 주문을 수천번 정도 반복해서 외우고 또 외웠다.

그는 이 영화에서 유머도 담당한다. 가끔 그가 툭툭 던지는 대사의 웃음 타율이 제법 높다. 느릿하면서도 기분 좋은 웃음을 끌어내는 평소 말투와도 겹친다. 김 감독이 애초 안성기를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쓴 덕분이다.

안성기는 "시나리오에서 안신부는 인간적이면서도 부드럽고 재미있는 면을 다 갖춰 출연을 안 할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여타 구마영화와 달리 긴장과 공포, 하나로만 달려가는 게 아니라 긴장감 속에서 웃음과 액션이 다채롭게 녹아있는 점에도 끌렸다.

'사자'
'사자'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성기는 정작 무서운 영화는 못 본다고 했다. "보려고 시도했다가도, 극 중 인물들의 눈빛이 변하고, 몸을 떨기 시작하면 눈을 감아버립니다. 어렸을 때 영화 '괴인 드라큐라'(1977)를 혼자 봤는데,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가 관뚜껑을 열고 돌아다니는 장면이 계속 생각났어요. 그런 기억이 오랫동안 잔상에 남아 무서운 영화를 못 봐요. 최근에 본 가장 무서운 영화는 '해빙'이었죠.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도 계속 무서운 상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사자'는 제가 찍어서인지 무섭지는 않더라고요."

올해 데뷔 62주년을 맞은 안성기는 다섯살 때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년)로 연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130여편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작을 두손으로도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사자'
'사자'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칠수와 만수'(1988), '개그맨'(1988),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투캅스'(강우석·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등 수많은 작품에서 진지한 연기부터 코믹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2000년대 들어서도 '무사'(2000), '부러진 화살'(2011), '화장'(2014), '사냥'(2015), '필름시대사랑'( 2015)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60년 이상 한길을 간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안성기는 "감회가 남다르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운명적으로 시작했기에 그냥, 그렇게 흘러온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하면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면서, 매력적인 배우로 연기할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는 정년이 없잖아요. 오랫동안 하려면 제 몸도, 마음도 늘 도전하는 자세를 갖추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안성기는 차기작으로 독립영화 '종이꽃' 촬영을 마쳤고, 올가을에는 이정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독립영화에 출연한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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