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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음악·영상 등 '디지털 제품 무관세' 합의

송고시간2019-07-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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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고리즘·소스코드 공개 요구 금지'도

서버 설치 강제도 배제, '데이터 통제 중국 견제' 의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음악과 영상 등 디지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비밀보호 등 디지털 무역에 관한 규칙을 논의하는 무역협상 실무협의에서 디지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인공지능 등의 계산 절차 등에 해당하는 '알고리즘' 공개를 국가가 기업에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칙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과 일본이 국제 규칙제정을 주도해 국가 주도로 데이터를 통제하려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IT 공룡들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로고
미국의 IT 공룡들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양국이 큰 틀에서 합의한 규칙(안)은 데이터의 자유로운 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경을 초월해 판매되는 디지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기업 진출국 정부가 데이터 보관 서버 설치를 강요하지 않으며 ▲정부가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 공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등이 골자다. 대부분 구글 등 이른바 'GAFA'로 불리는 IT(정보기술) 거대 기업을 두고 있는 미국이 강력히 주장해온 것 들이다.

디지털 제품에 대한 무관세와 소스코드 공개요구 금지 등은 미국을 빼고 발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이미 들어있다. 미일 협의에서는 소스코드뿐만 아니라 기업에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추가했다.

알고리즘은 AI는 물론 검색서비스 등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GAFA를 거느리고 있는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알고리즘 공개는 경쟁력의 원천인 기업 비밀을 다른 나라의 IT기업에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신하는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도 같은 규정이 포함돼 있다.

반면 일본 정부와 여당내에는 소비자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거래에 관한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중소기업이 IT 거대기업의 인터넷통신판매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할 경우 사이트와 상품 검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알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공개하도록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중에는 음악 등의 콘텐츠 제품에 관세부과를 검토중인 곳도 있다. 중국은 자국에서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디지털 무역에 관한 규칙 제정을 주도함으로써 아시아 시장에서 인터넷사업의 기반 확립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프랑스가 도입한 IT기업에대한 디지털세 부과에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 비즈니스에서 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유럽과의 마찰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일 양국은 앞으로 관세 협상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관세 인하와 철폐 등 시장개방을 둘러싼 양국의 의견 차가 커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디지털 분야는 일본과 미국이 높은 수준의 규정을 제정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디지털 분야 협상에서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져 이미 조문(안)화를 위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공산품과 농산품 관세에 관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디지털 분야와 함께 일괄 합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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