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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23) 비늘 없는 문어가 제사상에 특별히 오르는 이유?

송고시간2019-08-0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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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상징하는 먹물 때문…그래서 이름도 글월 문(文)+물고기 어(魚)

'똑똑한 바다생물' 인식…실제 무척추동물 중 가장 고등한 뇌 갖춰

고단백, 저열량 식자재…콜레스테롤 억제·인슐린 분비 촉진 당뇨병에 효과적

강원 고성군 저도어장 문어 조업
강원 고성군 저도어장 문어 조업

[촬영 이종건·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이름에 '글월 문'(文)이 들어가는 문어(文魚).

위험한 순간에 뿜는 먹물이 선비를 상징하는 먹물과 같은 것으로 여겨져 이름에 '문'이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문어가 바다 깊은 곳에서 최대한 몸을 낮춰 생활하는 습성을 보고 '양반 고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문어는 바다생물 중에 똑똑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무척추동물 중 가장 고등한 뇌를 가지고 있어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지적능력이 있다.

실제로 문어는 한번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해결한다.

문어가 똑똑한 물고기로 알려진 또 다른 이유는 큰 머리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머리로 알고 있는 둥근 부위는 사실 머리가 아니라 몸통이다.

머리는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는 중간 부위에 있고 뇌도 당연히 머리 부위에 있다.

문어 뇌는 동전 절반 정도 크기이며, 무게는 동전보다 조금 가볍다.

문어 빨판
문어 빨판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문어는 오징어나 낙지와 더불어 연체동물 두족류에 속한다.

낙지류와 마찬가지로 4쌍 8개 다리를 가지며 다리에는 빨판이 배열돼 있다.

물을 분사하는 제트식 운동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이빨은 매우 날카로워서 소라같이 단단한 먹이도 깨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물리면 심한 상처가 날 수 있다.

특히 푸른점문어 같은 열대 문어는 이빨에 맹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있어 물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문어 몸 색깔은 대체로 자갈색이나 회색인데, 감정 변화나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이 바뀐다.

단순한 신경 자극만으로도 피부세포에 들어 있는 적·흑·황 색소를 적절히 배합해 주변 색으로 위장할 수 있다.

문어는 한해성 동물로 우리나라·일본·알래스카·북아메리카·캘리포니아 등 태평양 북부에 널리 분포한다.

그 종류만 수백 종이 넘는데 즐겨 먹는 나라도 있고, 전혀 먹지 않는 나라도 있다.

문어 주 소비국은 일본이다.

세계 총 어획고 3분의 2에 해당하는 14만t을 일본이 소비하고 있고 그다음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문어는 대문어와 참문어 2종이다.

강원 고성군 저도어장 대문어 축제 준비
강원 고성군 저도어장 대문어 축제 준비

[강원 고성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대문어는 동해에서 잡히는데 말리면 겉이 붉어져 피문어라고도 부른다.

대문어 수명은 1∼5년으로, 크기는 최대 50㎏에 달하며, 식감이 부드럽고 연하다.

남해에서 주로 잡히는 참문어는 대문어에 비해 크기가 작고, 바위틈에 살아 돌문어라고도 한다.

참문어 수명은 1년이며 크기가 최대 3.5㎏ 정도로 대문어에 비해 작고,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문어숙회
문어숙회

[촬영 설승은·재판매 및 DB 금지]

문어는 고단백, 저열량, 저지방 식자재로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 환자를 위한 식자재로 널리 사용된다.

타우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하며 동맥경화,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에 효과적이다.

술과 함께 먹으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해 숙취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문어는 오징어나 낙지와 달리 날로 먹지 않고 주로 삶아서 회나 조림으로 조리하거나 말려서 먹는다.

예로부터 피를 맑게 해주고 피를 멈추게 해준다고 해서 산모가 먹기 좋은 음식으로 꼽혔다.

부산 자갈치시장 문어
부산 자갈치시장 문어

[촬영 손형주·재판매 및 DB 금지]

문어는 특히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수산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늘이 없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지만, 먹물이 있는 문어는 특별히 허락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문어를 살 때는 다리 빨판이 크고 뚜렷하며 적자색인 것을 고른다.

국산 문어는 몸이 적자색인데 수입산은 회백색이나 회갈색이다.

손질할 때에는 칼을 이용해 몸통 부분에 있는 껍질을 벗긴 다음 물로 다리를 잘 씻고 몸통과 다리를 분리한 다음 내장을 제거한다.

내장을 제거한 문어는 물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빼고 냉동 보관한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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