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여고생 의식불명 사고 부산 공중화장실 20년째 관리 사각

송고시간2019-08-05 11:46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1998년부터 공중화장실로 이용, 별도 안전점검 안 해

부산시 601개 공공화장실 대상 긴급 점검 나서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사고가 난 공중화장실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사고가 난 공중화장실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여고생이 유독가스를 흡입해 8일째 의식불명인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리를 맡은 관할 자치단체가 20년간 안전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시기를 맞아 공중화장실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광안리 해수욕장 바로 옆 민락회타운 건물 내 사고가 난 지하 1층 공중화장실은 20년 전부터 수영구에서 관리하는 시설이다.

1998년 수영구가 민락회타운 측과 무상사용 계약을 맺고, 기존 화장실을 증축한 뒤 관광객을 위한 공중화장실로 활용해왔다.

화장실이 만들어진 것은 30년 정도 됐다.

전체 건물 중 화장실만 공공목적으로 쓰이다 보니 해당 화장실의 오물 처리방식은 별개의 건물로 된 일반적인 공중화장실과는 다르다.

일반 공중화장실의 경우 정화조에서 오수를 처리하지만, 이 화장실은 건물 전체 오수를 처리하기 위한 '오수처리시설'이 별도로 만들어져 이곳에서 오수를 관리된다.

해당 오수처리시설에서는 매일 오전 3∼4시 사이 오수를 퍼 올리는 '펌핑'작업을 진행한다.

경찰과 국과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해당 작업 중 오수처리시설 내 있던 황화수소가 공중화장실로 유입돼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 관계자는 "오수처리시설 배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탓에 황화수소가 공중화장실 세면대 바닥에 있는 배수 구멍을 통해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관할 수영구가 해당 오수처리시설에 대한 점검은 여태껏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 수영구청 청사 전경
부산 수영구청 청사 전경

[부산 수영구 제공]

구는 오수처리시설이 회타운 건물 전체에서 쓰는 것이라 관리 점검은 민락회타운 측에서 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오수처리시설이 있는 건물에 대한 점검기준(하루 배출량 300t 이상)에도 미치지 못해 별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타운 건물의 하루 오수 배출량은 140t가량이다.

경찰은 수영구 공무원의 과실 책임이 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부산에는 601개의 공중화장실이 있지만, 사고가 난 공중화장실과 유사한 형태가 몇 개 있는지 현황 파악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

피서철 관객들이 몰리는 상황이라 신속한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각 구·군 담당자를 통해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전 3시 40분께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회센터 화장실에서 A(19) 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A 양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뒤따라 들어간 친구 B(19)군이 쓰러진 A 양을 구조했다.

A 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금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해당 공중화장실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단시간 허용 농도 기준치 15ppm의 60배가 넘는 황화수소 1천ppm이 검출됐다.

read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