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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케빈 스페이시 로마에 출현…박물관서 시낭송 퍼포먼스

송고시간2019-08-0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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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 드러내…공지 없이 일부 언론 등 소수만 초대

로마국립박물관서 시를 낭송하는 케빈 스페이시.
로마국립박물관서 시를 낭송하는 케빈 스페이시.

[유튜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10대 청소년 성추행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미국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돌연 이탈리아 로마에 나타나 시를 낭송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5일(현지시간) 일간 라레푸블리카·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지난 2일 테르미니역 인근에 있는 로마국립박물관에서 이탈리아 시인 가브리엘 틴티의 작품인 '권투선수'(The Boxer)를 읊었다.

'쉬고 있는 권투선수'(Boxer at Rest)라는 작품명이 붙은 고대 그리스 청동 조각상 바로 옆에 선 채였다.

스페이시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만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가 읽은 시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링 옆에서 피를 흘리며 남겨진 권투선수의 이야기다.

할리우드 스타로 부와 명예를 손에 쥐고 승승장구하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그의 처지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다.

이날 스페이시의 시 낭송 이벤트는 사전에 전혀 공지되지 않았다고 한다.

박물관 웹사이트에 당사자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은 채 '두 차례 오스카상을 받은 인물이 틴티의 작품을 낭송할 것'이라는 애매한 문구가 올라왔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초청받은 소수의 사람과 4개의 언론사 기자,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정도만 이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다.

케빈 스페이시.
케빈 스페이시.

[AP=연합뉴스]

스페이시가 이러한 이벤트를 마련한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 매사추세츠주 검찰이 지난달 중순 10대 청소년 성추행 혐의와 관련한 공소를 취소함에 따라 재기의 의지를 담은 기획된 행사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스페이시가 이번 의혹과 관련한 사과나 유감 표명 한마디 없이 오직 본인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장에 참석한 한 기자는 "작은 룸에 있던 모든 이가 스페이시의 사과 없는 퍼포먼스에 할 말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시는 낭송이 끝날 때쯤 밖에 많은 인파가 모여들자, 그들을 위해 시를 한 번 더 읊었다고 한다.

틴티는 박물관 측과 협업해 박물관 내 여러 작품에 바치는 시를 써왔다. 스페이시가 읽은 것도 수년 전 '쉬고 있는 권투선수'에 헌정한 작품이다.

이와 관련해 틴티는 "친구를 통해 스페이시에게 작품을 주긴 했지만 이를 대중 앞에서 낭송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시는 10대 청소년 성추행 혐의를 벗긴 했지만,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여러 건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아메리칸 뷰티, 네고시에이터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해 명성을 얻은 스페이시는 관련 의혹으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중도 하차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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