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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에 아기 데려왔다 쫓겨난 케냐 의원 "논의 계기 되길"

송고시간2019-08-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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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는 장소 아니다"…나라별로 의회 출현한 아기 대처법 달라

의회에 5개월 아기를 데리고 온 케냐 의원 줄레이카 하산(가운데)[출처: 'NTV 케냐' 캡처]

의회에 5개월 아기를 데리고 온 케냐 의원 줄레이카 하산(가운데)[출처: 'NTV 케냐'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케냐의 한 여성의원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의회 본회의장에 들어왔다가 쫓겨나면서 케냐 사회에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케냐 하원의 줄레이카 하산(39) 의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생후 5개월의 딸 아이를 데리고 본회의장에 들어와 앞쪽 자신의 자리에 앉았으나 어쩔 수 없이 딸과 함께 회의장을 나가야 했다고 로이터와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중도 좌파 정당인 오렌지민주동맹(ODM) 소속 하산 의원은 아기를 맡길 곳을 찾지 못했고 의회 활동을 빠트리고 싶지 않았다고 호소했으나 임시의장의 퇴장 명령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임시의장인 크리스토퍼 오물렐레는 "그녀가 아이를 돌보길 원했더라도, 이곳은 그것을 위한 장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케냐 하원의 규정에 따르면 오직 선출직 정치인만이 의사일정 동안 본회의장에 있을 수 있다.

의원 간에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끝내 하산 의원이 아이와 함께 퇴장당하게 되자, 다른 동료 의원 몇몇도 항의의 뜻으로 회의장을 걸어 나갔다.

하산 의원은 네 아이의 엄마로 2013년 의회에 처음 진출했다.

이번 사건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지정한 '세계 모유 수유 주간'(8·1~8·7)에 일어나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산 의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어린 자녀를 둬 가정과 일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많은 여성들의 현실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했다고 톰슨로이터재단이 전했다.

하산 의원은 여성들이 가정을 갖고 경력도 쌓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택일을 강요받는다며 "우리는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지만,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017년 11월 오가타 유카(緖方夕佳·42·여) 일본 구마모토(熊本) 시의회 의원이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된 장남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아 회의에 참석하려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11월 오가타 유카(緖方夕佳·42·여) 일본 구마모토(熊本) 시의회 의원이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된 장남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아 회의에 참석하려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나라에서도 여성 의원들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의회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각종 해프닝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독일 튀링겐 주 의회에서는 한 여성 의원이 생후 6주 된 아이를 안고 본회의장에 입장하려다 규정 탓에 불발에 그쳤다.

일본에서도 2017년 11월 한 기초의회 여성의원이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가 동료 의원들의 항의로 아이를 회의장 밖의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했다.

그러나 다른 결과가 나온 일도 있다.

아기를 안고 있는 트레버 맬러드 뉴질랜드 국회의장 [1뉴스 나우 캡처]

아기를 안고 있는 트레버 맬러드 뉴질랜드 국회의장 [1뉴스 나우 캡처]

2017년 11월 뉴질랜드에서는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의 생후 3개월 아기를 안은 채 의사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당시 트레버 맬러드 신임 국회의장은 국회를 더 현대적이고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며 한 여성의원이 데려온 젖먹이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어르며 사회를 보았다.

호주에서는 2017년 5월 연방 상원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생후 2개월의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해 화제가 됐다.

이밖에 스페인에서는 2016년 한 여성 의원이 국회에 아기를 데려와 수유를 해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호주 연방 상원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라리사 워터스 의원[출처: 워터스 의원 페이스북]

호주 연방 상원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라리사 워터스 의원[출처: 워터스 의원 페이스북]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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