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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명의에 대한 고찰 '의사요한'…일방향 메시지는 아쉬워

송고시간2019-08-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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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호흡·묵직한 주제 호평…日 히어로극 특유의 인위성 한계

의사요한
의사요한

[SBS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SBS TV '의사요한'은 의학드라마로서의 여러 요소를 균형적으로 갖춘,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놀라운 의술을 갖췄지만 내면에 아픔을 지닌 명의가 있고, 그를 따르는 제자가 있으며, 갖가지 사연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환자들이 있다. 병원 내 갈등과 명의를 괴롭히는 인물도 물론 등장한다.

특히 선천성 무통각증을 앓는 명의로서 주인공인 차요한(지성 분)이 행하는 놀라운 진단과 의술은 시청자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모두가 니파 바이러스를 의심할 때 환자 몸에 44년간 잠복한 병을 검사 장비도 없이 문진만으로 진단해내는 장면은 에피소드 중 백미였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통증의학 전문의인 그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죽도록 공부하고, 분석하고, 상상했다고 제자 강시영(이세영)에게 말한다.

하루에도 몇백명 환자가 종합병원을 드나드는 가운데 그들과 똑같은 고통을 느낄 줄 아는 다수 의료진이지만 일상처럼, 기계처럼 의술을 행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무통각증 환자 차요한은 존재 자체로 참 아이러니하다.

의사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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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차요한은 그래서 더 안락사 문제에 매달리는 듯도 보인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고통을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고 이해하려 한다.

이렇듯 '의사요한'은 여러 에피소드를 역동적으로 다루면서도 극 전체를 관통하는 환자의 고통, 명의의 조건, 그리고 안락사라는 묵직한 에피소드가 시청자에게 질문 거리를 던지는 데 그 매력이 있다.

다소 산만해 보일 수 있는 전개에 몰입력을 더하는 건 다름 아닌 배우들이다.

10여 년 전 '뉴하트'에서 파릇파릇한 매력을 보여준 '레지던트' 지성은 깊어진 눈빛으로 제자들은 물론 시청자를 홀린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이세영 역시 아역 시절부터 쌓은 내공으로 에피소드마다 절절한 감성을 과하지 않은 호흡으로 표현해내며 호평받는다.

의사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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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과하면 욕하지만, 막상 없으면 섭섭한 로맨스까지 살짝 가미하며 완벽한 듯 보이는 '의사요한'에도 물론 아쉬운 점들은 보인다.

개중 원작인 일본 소설(구사카베 요의 '신의 손')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이 특히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일본 히어로극들이 대부분 인위적인 극성을 띠는 특성은 '의사요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최근 장르극이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하지 않고, 주인공의 무한한 능력만을 내세우지 않는 트렌드인 점을 고려하면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묵직한 메시지를 다루는 것 자체는 좋지만,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방향으로 고민을 강요하는 듯한 전개도 불편한 부분이 있다.

의사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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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차요한 대척점에 선 검사 손석기(이규형) 캐릭터는 명의의 화려한 의술에 빛을 보지 못하며 '군더더기'라는 인상을 주고, 존엄사 반대에 앞장서며 뒤에서 차요한을 궁지로 몰아넣는 채은정(신동미) 역시 극의 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주인공과 카운터파트 간 밸런스가 아쉬운 부분이다.

첫 회 10%대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답보 상태인 것도 이러한 한계점이 드러났기 때문이 아닌지 제작진은 짚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의사요한'은 18일 기준 총 16부 중 10부를 소화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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