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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쪽 선선, 내륙은 폭염…부산 기온 지역별 최대 10도 차이

송고시간2019-08-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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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년 역사 중구 대청동이 공식관측지점…부산 평균 기온과 비슷

'금프리카' 금정구는 영도와 최대 10도 차이…"다양한 지형 영향"

부산 중구 대청동 기상 관측소
부산 중구 대청동 기상 관측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은 상대적으로 시원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매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사투를 벌입니다."

부산에서 가장 기온이 높아 '금프리카'로 불리는 금정구에 사는 이모(34) 씨는 부산 낮 최고기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씨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부산 공식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과 금정구가 큰 기온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 중구 대청동은 낮 최고기온이 31.3도로 발표됐지만, 금정구는 35.7도로 4.4도가량 차이가 났다.

지난 12일에도 대청동은 최고기온이 31.9도를 기록했지만, 금정구는 34.5도로 2.6도 차이를 보였다.

최근 10일(이달 4∼13일) 낮 최고기온을 분석해보면 금정구는 대청동보다 평균 2.6도가량 높았다.

부산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금정구와 가장 기온이 낮은 영도구는 기온 차이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달 5일 금정구 최고기온이 34.9도로 관측돼 폭염경보가 발효됐지만, 영도는 29.7도로 30도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25일 금정구가 39.1도를 기록했지만, 영도구는 28.9도로 무려 10도가 넘는 기온 차를 보였다.

당시 금정구에서 살며 영도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우스갯소리로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출근이 기다려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부산이 지역별로 큰 기온 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기상측정 장비와 방식 문제의 차이가 아닐까 의심해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육지에서 날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지상기상관측 장비는 크게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와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나뉜다.

부산은 공식관측지점인 대청동은 종관기상관측장비를 사용하고 나머지 12곳은 모두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사용한다.

공식 관측지점에 설치되는 ASOS는 주변에 건물이 없고 잔디 위에 설치되는 등 모든 환경이 갖춰져 있지만, AWS는 방재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치 조건이 덜 까다롭다.

하지만 두 장비 모두 측정 방식이 유사하고 측정값 오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기온이 측정하는 장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지역 내에서 큰 기온 차이를 보이는 진짜 이유는 바다도 있고 산이 많은 부산의 다양한 지형 때문이라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해운대 물 반 사람 반
해운대 물 반 사람 반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9.8.4 handbrother@yna.co.kr

기상청 관계자는 "바다에 인접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찬 해풍이 유입되면서 강한 햇볕에 따른 기온 상승이 차단된다"며 "반대로 금정구는 등 내륙 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도심 열섬 현상 등으로 기온이 높게 치솟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역 내 기온이 다양한데 왜 부산 중구 대청동이 공식관측지점일까.

1904년부터 기상관측이 시작된 부산 중구 대청동은 우리나라에서 근대 기상관측 장비가 최초로 설치된 장소 중 하나이다.

보통 도시별 공식관측지점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변경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오랜 기간 측정 데이터를 누적해 기후변화를 파악하는 자료로 쓰기 때문이다.

또 실제 대청동 기온은 기온이 가장 높은 금정구와 가장 낮은 영도구의 중간 정도다.

기상청 관계자는 "부산 중구 대청동은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기상관측지점으로 앞으로도 공식지점으로 쭉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은 기온 분포가 다양해 해당지역 기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날씨에 따른 재난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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