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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숨통 조여도 버티는 베네수엘라 마두로…건재 이유는

송고시간2019-08-15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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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마두로, 비판세력에 고문까지 하며 강력하게 군 장악"

"美제재, 정권 아닌 빈곤층에 타격…야권도 분열시킬 것"

미 제재 반대시위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미 제재 반대시위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지난 1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지위를 부정하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을 때 베네수엘라 안팎의 반(反)정부 세력은 열광했다.

미국 등 50개국이 곧바로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나섰고, 오랜 경제난 속에 정부에 대한 불만을 키워가던 국민은 마두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7개월 가까이 흐른 지금 마두로 대통령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반정부 운동은 그때보다 동력을 잃었다. 수위를 높이며 거듭된 미국의 제재도 마두로를 흔들지 못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베네수엘라 정부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한 최근 미국의 '고강도' 제재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마두로의 변함 없는 건재 이유를 분석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가장 '믿는 구석'은 군 장악력이다.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몇 차례의 군 반란 시도를 잠재운 후 군인들에 충성 서약을 하게 하고 장성을 늘리는 등 군 장악력을 키웠다.

마두로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군 감시기관을 만들어 요원을 군에 침투시킨 후 군의 환경이나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이들을 붙잡아 투옥하거나 고문도 자행했다고 WP는 전했다. 심지어 체포되거나 탈영한 군인의 가족들까지 괴롭혔다.

7월 군 진급식 참석한 마두로
7월 군 진급식 참석한 마두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위 진압 등을 담당하는 준군사조직이나 국가경비대를 확충하고 교도소 내 폭력조직이나 콜롬비아 반군까지도 체제 유지에 활용했다.

유가 하락과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 속에서도 마두로 정권은 불법 금 채굴, 코카인 환적, 이민자 갈취 등 군의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 줬다고 WP는 보도했다.

당근과 채찍을 병행한 마두로 정권의 강력한 군 장악 탓에 지난 4월 말 과이도 의장의 군사 봉기 시도 역시 결국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계속되는 미국의 경제 제재 역시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WP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자산을 동결하기로 한 최근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베네수엘라 야권을 분열시키고 베네수엘라의 인도주의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세인트메리대 마르코 아폰테-모레노 교수도 최근 온라인매체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제재만으로는 마두로 퇴진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정권 지도층은 이미 자산을 해외에 빼돌렸기 때문에 제재의 타격이 크지 않은 반면 정부의 배급에 의존한 빈곤층이 큰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또 이번 제재가 쿠바의 사례와는 달리 완전한 봉쇄 수준은 아닌 데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변함없이 우군으로 남아있는 점도 마두로 정권의 건재 요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과이도 국회의장
과이도 국회의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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