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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45억년 전 지구 질량 10배 원시행성과 정면충돌

송고시간2019-08-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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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묽은" 핵 갖게 된 원인…"태양계 초기 충돌 잦아"

목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 원시행성과 정면충돌하는 상상도
목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 원시행성과 정면충돌하는 상상도

[일본 우주생물학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 행성 중 덩치가 가장 큰 목성이 약 45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에 지구 질량의 10배를 넘는 원시행성과 정면충돌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라이스 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중산(中山·쑨이센) 대학의 천문학 부교수 류상페이가 논문 제1저자로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목성이 지금처럼 밀도가 낮은 "묽은(dilute)" 핵을 가진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구 질량의 320배에 달하는 거대 가스행성인 목성은 5~15%가량을 차지하는 핵의 밀도가 매우 낮고 바위와 수소·헬륨 가스 등이 혼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측정한 중력장을 토대로 추론한 결과로, 목성이 원래 밀도가 높은 암석형 행성으로 시작해 주변의 가스·먼지를 끌어들여 두꺼운 대기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행성 형성 이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목성의 고밀도 핵에 영향을 미친 충돌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충돌 모델을 통해 수만번에 걸친 컴퓨터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질량이 지구의 10배 이상인 아직 형성단계에 있는 원시행성이 목성에 정면충돌하면서 원래 밀도가 높던 목성의 핵을 부수고 이보다 밀도가 낮은 물질과 섞어놓으면서 현재와 같은 핵 구조와 성분을 갖게 됐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목성이 형성되고 수백만년 안에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에 있는 원시행성을 빨아들였을 가능성이 적어도 40% 이상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목성에 충돌한 원시행성은 핵이 목성과 비슷하게 구성돼 있고, 크기는 태양계 외곽의 거대 행성인 천왕성, 해왕성보다는 약간 작지만, 목성에 흡수되지 않았다면 거대 가스행성으로 커졌을 것으로 예측됐다.

원시행성의 목성 충돌 전(a)과 충돌(b), 이후(c)
원시행성의 목성 충돌 전(a)과 충돌(b), 이후(c)

충돌 전 밀도가 높던 핵(중 노란색 부분)이 충돌을 거치면서 묽어졌다. [류상페이 제공]

3D 컴퓨터 실험에서 원시행성이 목성에 비스듬히 충돌하면 총알처럼 대기를 뚫고 들어가 핵을 강하게 타격하지 못하고, 지구 크기의 작은 행성일 때도 핵에 도달하지 못하고 대기에서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부교수는 "주노 탐사선이 측정한 것과 유사한 밀도의 핵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지구 질량 10배 이상의 원시행성이 정면충돌하는 것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시나리오가 타당할 뿐만 아니라 주노 탐사선의 관측 결과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것으로 분석했다.

류 부교수가 라이스대학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 이번 연구를 함께 진행한 논문 공동 저자 안드레아 이셀라 박사는 한 매체와의 회견에서 "달이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믿고있는 것처럼 태양계 형성 초기에는 행성간 충돌이 상당히 일반적이었을 것으로 믿고있다"면서 "우리가 상정한 목성의 충돌은 진짜로 엄청난 것"이라고 했다.

목성 탐사선 주노
목성 탐사선 주노

[NASA 제공]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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