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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찍힌' CNN, 앵커·기자 잇단 수난…"조직적 도발"

송고시간2019-08-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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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모욕한 행인과 언쟁 동영상 퍼진 앵커에 경호원 고용하는 기자도

CNN 측 "언론인들이 도발과 갈취 행위에 직면…최상층부가 허가했다"

2018년 12월 8일 촬영된 CNN 간판 앵커 크리스토퍼 쿠오모의 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12월 8일 촬영된 CNN 간판 앵커 크리스토퍼 쿠오모의 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 온 미국 CNN 방송 소속 앵커와 기자들이 시민과 언쟁을 벌이거나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CNN 측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나 금전적 이득을 노리는 이들이 소속 언론인들을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CNN 간판 앵커인 크리스토퍼 쿠오모는 지난 11일 뉴욕주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행인과 언쟁을 벌였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탈리아계인 그는 자신을 '프레도'(Fredo)라고 부른 행인에게 이탈리아계 미국인을 경멸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라며 격하게 항의했다. 프레도는 이탈리아계 미국 마피아를 다룬 영화 '대부'에 등장하는 무능하고 성적으로 문란한 인물이다.

직후 쿠오모와 행인의 언쟁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동영상을 리트윗하면서 "나도 크리스가 프레도라고 생각했다. 진실은 아픈 법이다. 저급한 CNN"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재선 캠프 웹사이트에선 '미친 프레도'(Fredo unhinged)란 문구와 쿠오모의 사진이 찍힌 티셔츠까지 팔기 시작했다.

2019년 7월 24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관련 행사에 등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과 사회자로 나선 에이프릴 라이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7월 24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관련 행사에 등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과 사회자로 나선 에이프릴 라이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CNN을 비롯한 주류 언론들을 '가짜 뉴스'나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해 왔다.

주류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감이 지지층으로 확산하면서 CNN 소속 기자들은 트럼프 선거운동 현장 등을 취재할 때 경호원의 보호를 받기도 한다.

백악관 출입 경력이 있는 CNN 소속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도 쿠오모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라이언은 작년 8월 3일 뉴저지주 뉴브룬스윅의 한 호텔에서 강연했다. 해당 행사에서 라이언의 경호원은 강연을 촬영하려는 지방 매체 기자와 몸싸움을 벌였고, 이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라이언은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최근에는 뉴욕주 남동부 새그하버의 한 주점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남성이 CNN 투나잇의 유명 진행자 돈 레몬 앵커가 작년 7월 자신에게 모욕적 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공개됐다.

2019년 7월 30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토론회 현장에서 CNN의 돈 레몬 앵커가 토론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UPI=연합뉴스자료사진]

2019년 7월 30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토론회 현장에서 CNN의 돈 레몬 앵커가 토론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UPI=연합뉴스자료사진]

이 남성은 레몬에게 칵테일 '레몬 드롭'을 사겠다며 말을 걸다가 실랑이가 벌어졌고, 술에 취한 레몬이 바지에 손을 넣었다가 자신의 얼굴에 들이대는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몬은 이런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CNN의 한 임원은 "우리는 언론인들이 일요일 오후 가족과 함께 외출했다가 은밀히 조직된 도발과 쉽게 돈을 벌려는 이들의 갈취 행위에 직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의 가장 상층부가 이런 행위에 허가증을 줬다. 이는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오모는 13일 트위터를 통해 "요즘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난다. 종종 내 가족 앞에서다"라면서 "나를 낚으려는 이들보다 내가 더 나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CNN 방송 뉴욕지국에는 작년 10월 폭발물이 든 소포가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자택 등에도 폭발물이 든 소포를 부쳤던 범인은 이후 체포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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