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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쪽 사대문' 돈의문, 104년만에 AR·VR로 재탄생(종합)

송고시간2019-08-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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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사거리에서 앱 켜니 눈앞에 돈의문 나타나

AR 앱으로 바라본 IT 돈의문
AR 앱으로 바라본 IT 돈의문

[촬영 김지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1915년 일본이 철거했던 서울 사대문의 서쪽 문 돈의문(敦義門)이 디지털 기술로 104년 만에 부활했다.

서울시는 문화재청, 우미건설, 제일기획과 함께 추진한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로 복원한 돈의문을 20일 공개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앞 정동사거리 인도에 있는 키오스크에 붙은 QR코드를 스캔해 AR 체험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돈의문AR'로 검색해도 앱을 찾을 수 있었다.

앱을 작동하고 정동사거리 교차로 쪽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자 화면에 '돈의문' 로고가 떴고 곧 복원된 돈의문의 모습이 나타났다.

화면 속 돈의문은 돈의문박물관마을과 강북삼성병원 사이에 자리 잡아 대각선 건너편 경향신문사 건물을 향한 모습이었다. 앱은 시간대에 따라 4가지 이상의 그래픽으로 다채로운 돈의문 모습을 구현한다고 했다.

원래 돈의문 터에 위치한 것은 물론 단청 등 세부적인 구조도 재현했다.

복원 고증에 참여한 김왕직 명지대 교수는 "철거 이전 사진 자료가 다행히 남아 있어서 복원도면을 작성했고 이를 근거로 IT 기술을 이용해 입체적 도면을 만들었다"며 "돈의문은 남대문이나 동대문과 달리 한국 고유의 양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단청 전문가인 정병국 동국대 교수는 "단청은 건물 고유의 본체에 입혀지는 옷으로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며 "돈의문 문루가 지어진 1711년을 기준으로 조선 중기 단청 색상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AR로 돈의문을 감상한 다음 바로 옆의 3층짜리 체험관으로 가면 VR로 돈의문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1층의 디오라마(축소모형)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VR 체험실이 있다. 돈의문과 한양도성 전체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들려준다.

서대문이라고도 불리는 돈의문은 1396년 지어졌다. 이후 몇 차례 중건을 거치다가 1915년 도시 계획상 도로 확장을 이유로 철거됐다. 이제 흔적도 없다.

돈의문 디지털 복원은 교통난과 보상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쉽지 않은 실물 복원 대신 첨단 기술인 AR과 VR을 활용해 돈의문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김왕직 교수는 "2010년 복원 타당성 조사를 했을 때 건축비가 240억원으로 나왔다"며 "그런데 문을 없애고 도로를 놓을 때 지면이 3.5∼5m 정도 낮아졌다. 원상 복원하려면 주변에 흙을 쌓아야 하고 그러자면 주변 건물들이 묻히니 일정 반경을 모두 매입해야 해 건설보다 주변 비용이 어마어마했다"고 떠올렸다.

이날 돈의문 IT 개문식에 참석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재 복원은 원형 그대로 원위치에 돌려놓는 것이 가장 좋지만, 꼭 그것만이 정답일까 생각했다"며 "IT 강국의 힘을 모아 오늘 이 시대에 맞게 복원했다"고 말했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아픈 역사이고 또 늦었지만, 우리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서 돈의문이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사라져간 역사를 AR과 VR로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의문 사진
돈의문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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