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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피랍살해된 中유학생 가족, 장학기금 3만불 기부

송고시간2019-08-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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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대학 국제학생 지원 장학기금 출범 행사에 참석한 장잉잉 씨 부모와 남동생 [AP=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대학 국제학생 지원 장학기금 출범 행사에 참석한 장잉잉 씨 부모와 남동생 [AP=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중부 대학도시 어바나-샴페인에서 피랍·살해된 중국인 유학생 장잉잉(당시 26세)씨의 부모가 딸을 기리기 위한 장학금을 대학 측에 기부했다.

일리노이대학은 19일(현지시간) 국제학생 지원 장학기금의 공식 출범을 알리며, 장씨 부모가 딸을 추모하기 위해 내놓은 3만 달러(약 3천600만 원)가 종잣돈이 됐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공장 운전기사로 일하는 장씨의 부친은 이날 발표 행사에서 "이 기금이 위기에 처한 국제 학생들을 돕는 데 사용되기를" 희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장씨의 부친은 "딸을 영영 집으로 데려갈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으나, 우리가 겪은 이 비극이 다른 어느 가족에게도 다시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면서 "특히 집에서 멀리 떠나온 유학생들에게 갑자기 힘들고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기금이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2017년 4월 말 일리노이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도착, 박사과정 입학을 준비 중이던 장씨는 한 달 반 만인 6월 초 공대 캠퍼스 인근 도로변에서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후 일리노이대 물리학 박사과정 브렌트 크리스텐슨(29)을 장씨 납치·살해 혐의로 체포했고, 연방 배심원단은 지난 6월 크리스텐슨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법원은 지난달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장씨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미 사법 당국과 사건 담당 변호인들은 크리스텐슨이 장씨를 납치해 성폭행·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리노이대학은 미국에서 국제 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 중 하나로, 2018년 가을 학기 기준 약 1만1천 명의 해외 유학생이 등록해있다. 석·박사 과정 포함 총 4만9천여 명의 전체 학생 가운데 22%를 차지하는 셈이다.

로버트 존스 일리노이대학 총장은 장씨 추모 기금이 대학 측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면서 19일 현재 2만4천 달러의 추가 기금이 기부됐다고 밝혔다.

장씨의 부모는 딸 실종 소식을 듣고 미국을 찾은 지 5개월 만에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크리스텐슨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는 장씨 가족의 미국 체류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이 전개돼 지난 2년간 3천500여 명이 16만1천달러(약 2억 원)를 모으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 가운데 일부는 사법당국이 크리스텐슨을 체포하고 유죄를 입증하는데 도움을 준 증인들에게 보상금으로 지급됐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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