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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연정 캐스팅보트 쥔 민주당 "오성운동과 연정 협상" 공식화

송고시간2019-08-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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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존중 등 5가지 조건 제시…향후 수일간 고강도 협상 나설듯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ASNA 통신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차기 연정 수립과 관련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최대 야당 민주당(PD)이 오성운동과의 연정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피력했다.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는 21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다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진가레티 대표는 연정 구성의 전제 조건으로 ▲ 유럽연합(EU) 존중 ▲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 의회 중심의 국정 운영 ▲ 난민 정책의 변화 ▲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경제정책의 변화 등 5가지를 언급했다.

사실상 연정 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들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오성운동과 함께 나머지 3년여간 '전환 내각'의 책임을 짊어질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언급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새 연정 구성을 위한 이틀간의 협의 일정에 돌입한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의장들과 면담한 데 이어 22일에는 연정 파탄의 장본인인 극우 정당 동맹과 그 연정 파트너였던 오성운동, 민주당 등 각 정당 대표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새 연정 구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21일(현지시간) 마리아 엘리자베타 상원 의장과 인사하는 마타렐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마리아 엘리자베타 상원 의장과 인사하는 마타렐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은 동맹이 지난 8일 일방적으로 연정 붕괴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요구하자 오성운동과 '반(反)동맹' 전선을 구축해 대응해왔다.

지난 14일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주도한 주세페 콘테 총리 내각 불신임 동의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것 역시 민주당이 오성운동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의석 수를 합하면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에 육박한다. 이런 이유로 정계에서는 두 당을 차기 내각을 구성할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해왔다.

진가레티 대표가 물밑에서 비공적으로 진행해온 오성운동과의 연정 협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에 따라 향후 수일 간 고강도의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당이 연정을 구성하려면 일단 구체적인 정책안에 합의를 본 뒤 마타렐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연정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좌파 성향의 민주당과 기성 정치를 거부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이념 성향이나 지지 기반, 정책적 관점 등이 판이한 탓에 의회 내 오랜 '앙숙' 관계였다.

두 당이 동맹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극우 내각 출현을 막기 위해 일단 손을 잡긴 했으나 마타렐라 대통령이 원하는 탄탄한 기반의 지속가능한 연정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진가레티 대표도 이날 인터뷰에서 "향후 3년간의 임기를 채울 연정이 어렵다면 차라리 조기 총선이 더 낫다"며 오성운동과의 연정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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