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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27) 출세한 친구에게 보냈다는 속 깊은 선물 '썩어도 준치'

송고시간2019-09-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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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중에 가장 맛있다는 물고기…가시가 많아 목에 걸리기 십상

예로부터 권력·명예·재물의 위험 알리는 교훈

준치
준치

[국립수산과학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썩어도 준치"

준치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에서 유래한 속담으로 값어치가 있는 것은 흠이 조금 있어도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준치는 생선 중에서 가장 맛있다 해서 '진어'(眞魚)라고도 했다.

초여름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졌다가 이듬해 봄에 나타나는 습성에 '시어'(時魚)로도 불렸다.

준치는 청어과에 속하는 흰살생선으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50㎝ 크기 물고기이다.

등은 암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길게 나와 있다. 배지느러미는 작고 뒷지느러미가 상당히 길다.

우리나라 서남해를 비롯해 일본 남부해에서 많이 나며 동중국해, 말레이군도, 인도양에도 분포한다.

산란기는 4∼6월이며, 강 하구에 올라와 산란한다.

자갈치시장의 명물 생선구이
자갈치시장의 명물 생선구이

[촬영 이영희·재판매 및 DB 금지]

맛이 좋은 준치는 가시가 많아 마음 놓고 먹기가 힘든 생선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맛이 으뜸인 준치도 가시를 조심해야 한다.

준치 상징과도 같은 가시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준치가 맛이 좋고 가시가 적어 사람들이 준치만 즐겨 먹어 씨가 마를 위기에 처했다.

이를 걱정한 용왕은 물고기들에게 '준치에 가시가 없어 사람들이 준치만 찾으니 가시를 한 개씩 뽑아 준치에 꽂아 줘라'는 명령을 내린다.

용왕의 명령을 받은 물고기들이 각자 가시를 1개씩 뽑아 준치 몸에 꽂자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한 준치가 달아나는데 물고기들이 그 뒤를 따라가며 가시를 꽂아 준치 꽁지 부문에 유난히 가시가 많아졌다고 한다.

옛이야기 유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그만큼 준치에 가시가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과거시험 재현
과거시험 재현

[촬영 신영근·재판매 및 DB 금지]

준치는 예로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선물로도 전해졌다.

준치는 맛있는 생선이지만 잔가시가 많아 맛있다고 마구 먹으면 목에 가시가 걸리기에 십상이다.

이는 권력, 명예, 재물에 너무 치우치면 반드시 그 부작용으로 불행이 닥친다는 교훈으로 해석됐다.

이런 교훈을 늘 명심하라는 의미에서 출세한 친구나 친지에게 선물로 줬다고 한다.

준치는 물에서 건지자마자 죽기 때문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

아가미를 들췄을 때 붉은빛을 띠고 손가락으로 눌러 탄력이 있고 비늘이 벗겨지지 않은 것이 신선하다.

손질 후 즉시 조리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보관할 때에는 밀봉하여 냉동 보관한다.

준치 요리 시 마늘을 넣으면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비타민 B군 흡수를 도와준다.

법성포 단오제
법성포 단오제

[전남 영광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준치는 국, 만두, 자반, 젓국찌개, 찜, 조림, 회, 구이 등 다양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단옷날 준치를 즐겨 먹었다.

가시를 빼고 살만 발라 만든 둥근 완자를 맑은장국에 넣어 끓인 준치국, 준치살로 빚은 준치 만두 등은 대표적인 단오 음식이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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