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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개발 vs 단설유치원 설립…폐교활용 놓고 사천주민 갈등

송고시간2019-08-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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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역 학부모들 기자회견 열고 '사천 학부모 1천인 선언'

실안 주민 "관광특구 개발 지장 초래", 시도 관광 개발에 무게

동지역에 단설유치원 설립해 주세요
동지역에 단설유치원 설립해 주세요

[촬영 최병길]

(사천=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 폐교 활용방안을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폐교는 사천시 실안동에 있는 4천606㎡ 규모 옛 대방초등학교 실안분교다.

이 폐교를 둘러싼 갈등은 사천시교육지원청이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단설유치원은 초등학교 등에 병설되지 않고 단독으로 설립된 국공립 유치원이다.

사천시에는 현재 읍과 면 지역에 각각 공립단설유치원이 있지만 동지역에는 없어 해당 지역 학부모들이 오랜 기간 교육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설립을 염원해왔다.

이에 따라 사천교육지원청은 지역 학부모, 도교육청과 협의를 벌여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천교육지원청은 사업비 95억여원을 들여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실안동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마을 주민들은 "폐교에 유치원이 들어서면 실안 관광특구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7월 31일 교육지원청이 연 주민설명회에서도 반대 집회를 열고 "옛 실안분교는 주민들을 위한 용도로 활용돼야 하는데 지역 단설유치원이 들어서면 이래저래 주민 불편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안마을 관광특구 추진위원회는 "유원지로 개발하면 모텔, 호텔, 음식점 등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돼 아이들의 교육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시는 해당 폐교가 교육환경으로 부적합한 데다 유치원이 들어서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 규제로 투자가 위축될 수 있어 실안관광지 개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지역 사립 어린이집에서도 원아수 감소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반면 동지역 학부모들은 이 폐교에 단설유치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건립 추진위원회는 2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지역 단설유치원 설립은 학부모들의 오랜 염원으로 동지역 아이들도 단설유치원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천 학부모 1천인 선언문'을 통해 "명품교육 도시로 가는 길은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공교육이 보장되고 확대될 때 가능하다"며 "아이들의 교육보다 개발 논리를 우선하는 시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단설유치원 건립 추진위를 중심으로 유아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시와 교육 당국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천교육지원청은 "시에 실안분교 폐교가 아니면 동지역에 단설유치원 대체 설립 부지 확보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회신이 없는 상태"라며 "이전에 시가 일부 추천했던 부지는 단설유치원 설립 부지로 부적합한 것으로 결론 났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9월에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 후 내년에 본 예산에 단설유치원 설립 예산이 편성되면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며 "시가 건립에 소극적인 데다 예산 문제가 걸린 만큼 조만간 시 등과 최종 협의를 벌여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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