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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면역세포 조절하면 알츠하이머 예방 가능"

송고시간2019-08-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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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미세아교세포 작용 동물실험서 확인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플라크(녹색)를 공격하는 미세아교세포(붉은색)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플라크(녹색)를 공격하는 미세아교세포(붉은색)

[UCI 킴 그린 랩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리스크 유전자는 대부분 뇌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서 발현한다.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한다는 걸 시사한다. 하지만 미세아교세포가 무슨 작용을 어떻게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변형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플라크(신경반)가 뇌 신경세포(뉴런)에 형성된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이 플라크가 뇌에 형성되려면 미세아교세포가 필요하다는 걸 미국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하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 약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번 발견이 새로운 치료 약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 생물과학대의 킴 그린 신경생물학 부교수팀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보고서를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 개요(링크)에 따르면 신경교세포의 일종인 미세아교세포는 뇌와 척수 내부에서 물질의 운반·파괴·제거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또한 CD4 항원 등을 갖고 활발히 사이토킨을 생산해 면역조절 세포로도 작용한다. 사이토킨(Cytokine)은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과 면역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이전의 연구에서 그린 교수팀은 미세아교세포의 발현을 유도하는 신호를 차단하면 실제로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번엔 생쥐의 뇌에 신호 차단 약물을 투여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다.

그린 교수는 "주목할 부분은, 미세아교세포가 사라진 뇌 부위에선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낸 것"이라면서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세아교세포가 살아남은 뇌 부위에선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생성됐다.

미세아교세포는 이렇게 생긴 플라크를 유해한 것으로 보고 공격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이 실행되면, 정상적인 뇌 기능에 필요한 뉴런의 유전자들이 일제히 비활성 상태에 빠졌다.

이런 결과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생기든, 안 생기든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발생과 진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그린 교수는 "미세아교세포를 모두 제거할 수는 없다"면서 "목표한 방식에 따라 미세아교세포를 제어하는 치료법은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세아교세포는 뇌 손상을 포함한 모든 신경질환과 관련돼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방법을 응용하면, (특정 질환과 관련해) 이 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 세포를 표적으로 잠재적 치료법 개발이 가능한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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