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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성 사로잡은 화려한 옛 중국 부채 한자리에

송고시간2019-08-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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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박물관서 다음 달 3일부터 특별전

상아 부채
상아 부채

[화정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상아로 만든 아름답고 우아한 부채가 하나 있다. 형태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합죽선이고, 세로 길이가 21.2㎝다. 활짝 펴면 40㎝에 약간 못 미친다.

부챗살에는 꽃과 박쥐 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다. 왼쪽과 오른쪽 타원에는 각각 그리스신화, 기독교 성인을 묘사했다.

이 부채는 19세기에 중국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한 물품이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간 부채는 한둘이 아니었다.

종로구 평창동 화정박물관은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특별전 '유럽으로 건너간 중국 부채'를 통해 화려하고 이색적인 중국 부채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전시에 등장하는 부채는 색상이 단조로운 수묵화 같기도 하고, 알록달록한 채색화를 닮기도 했다.

특히 광둥성 일대에서 제작한 19세기 '채색 풍속화 접선'은 공작 꼬리털을 연상시킨다.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에 채도가 높은 색상을 칠해 화사하다.

채색 풍속화 접선
채색 풍속화 접선

[화정박물관 제공]

중국 부채가 유럽에 수출된 시기는 언제일까. 박물관에 따르면 15세기 포르투갈 상인들이 중국과 일본에서 접선을 들여와 뒤 소개했고, 부채는 16세기부터 유럽 귀족 사이에서 인기 있는 소품으로 자리 잡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중국 부채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했다"며 "프랑스 루이 14세 때는 중국 부채 제작기술이 유럽에 이식됐고, 17∼18세기에는 신분의 상징이자 여성의 필수 장식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방문한 유럽인은 차, 비단, 도자기를 수입하면서 기념품으로 부채를 구매해 가져갔다"며 "상아, 대모, 칠기처럼 특이한 소재로 만든 부채는 이국적이어서 호응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부채 60여 점, 유럽 부채 20여 점, 회화와 공예품 10여 점이 나온다.

전시는 중국에서 부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한 뒤 부채 수출, 채색 풍속화 접선과 상아 부채, 다양한 소재로 만든 부채를 차례로 다룬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화정박물관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티베트 불화 탕카로 꾸민 '석가여래'를 함께 볼 수 있는 관람권 가격이 1만원이다. 월요일과 명절 연휴에는 휴관.

석란도
석란도

[화정박물관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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