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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심각한 수출·경제 불확실성 철저 대비하길

송고시간2019-08-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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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우리가 맞닥뜨린 글로벌 경제환경이 예상외로 심각하다. 수출대상국 1, 2위인 중국과 미국은 추가 관세를 주고받으면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이른 시일 내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어둡게 했다.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협정 종료 선언과 독도 방어훈련 개시로 한일 갈등도 당분간 수위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 미·중 무역전쟁은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이 배경에 깔려 있고, 한일 갈등은 과거사와 경제·안보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반면, 수출이 전체 경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세심하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최대 30%로 올리기로 했다. 미국이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한 데 대해 중국이 22일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맞서자 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2천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는 현재의 25% 관세율을 10월부터 30%로 올리고 나머지 3천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는 9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15%씩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발언의 요지다.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우리에겐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어떤 대응 카드를 던질지도 주목된다.

한일 갈등도 강대강 구도다.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시작됐지만 이미 안보 문제로까지 번졌다. 한국은 한일안보 협력의 핵심인 지소미아 종료 선언 사흘 만에 25일 독도방어훈련에도 전격 돌입했다. 대화를 외면하는 일본의 파상공세에 대한 두 번째 대응 카드다. 지난 6월에 실시하려다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오던 카드마저 꺼낸 것이다.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는 일본 아베 정부에 단순한 영토수호 차원을 넘어서 경제 대결 구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겼을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 선언 때 일본 반응은 강경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이 신뢰 관계를 해치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고,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8일부터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 관리 시행령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보다 규모를 키워 실시하는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일본은 예상대로 즉각 유감을 표하며 중단을 요구했다.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가능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경제와 안보로 밀접하게 묶인 주변 국가들과의 이해관계를 다루기는 어느 모로나 쉽지 않다. 첨예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미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출 대상국이고, 전체의 40% 이상을 두 나라에 수출한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고 혹시라도 개별허가 품목을 늘리기라도 한다면 우리 수출에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무역기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한국의 수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성장을 견인하던 수출마저 어려워지면 경제성장률 2%대를 유지하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경제 곳곳의 불확실성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지금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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