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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와 정상회담에 '강경'…'프렌치 커넥션' 빛바래나(종합2보)

송고시간2019-08-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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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역' 마크롱 佛대통령, G7에서 미·이란 정상회담 언급

이란대통령 "제재 풀어야 대화…참회하고 핵합의 복귀해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이란 대통령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린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에 대해 이튿날 이란 측에서는 강경한 입장이 나왔다.

전쟁이 거론될 만큼 긴장이 고조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을 해소하고자 마크롱 대통령이 '정상간 대타협'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프랑스의 '연결' 노력이 빛이 바래지는 모양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핵합의 위기 해결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앞으로 수 주 내로 회동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전화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남을 받아들이면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미·이란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되면 이란 대통령을 만나겠다"라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언급 뒤 미국과 이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프랑스의 중재로 물밑에서 상당히 진전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석은 같은날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과 맞물려 설득력이 커졌다.

로하니 대통령이 26일 "어떤 이를 만나 이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국익을 위해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언급하자 서방 언론은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7일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미국이 먼저 부당한 불법 제재를 모두 해제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야만적인 제재를 먼저 제거하지 않으면 현재 교착상황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이란과 미국이 바르게 발전하는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라며 "그들이 참회하고 이란의 권리를 인식해 핵합의에 복귀해야 우리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회의의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좌)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G7 정상회의의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좌)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25일 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비아리츠를 '깜짝'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장관 역시 미·이란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자리프 장관은 27일 국영 IRNA통신에 "비아리츠에서 (프랑스 측에) '미국이 핵합의에 먼저 복귀하기 전까지는 이란과 미국의 정상회담은 상상하지도 말라'라고 말했다"라며 "설사 미국이 복귀한다고 해도 양자 회담은 아닐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미국이 이란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건 그건 그들끼리 한 이야기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협상 끝에 성사한 핵합의를 위반했다"라며 "비아리츠와 파리(23일)에서 내가 프랑스와 논의한 안건은 미·이란 정상회담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유럽 측이 핵합의를 지킬 수 있는지였다"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G7 기자회견에서 미·이란 정상회담의 시점까지 언급하면서 이란에서는 프랑스를 최근 두차례나 방문한 자리프 장관이 이란 측의 실무 협상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은 26일 프랑스가 이란에 미사일 프로그램과 이란의 역내 무장조직 지원을 협상의 안건에 포함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통치 구조상 로하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면 본인의 결단이 아니라 최고지도자가 승인해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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