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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격하는 中 AI] ② 빅데이터는 중국 AI의 힘

송고시간2019-08-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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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AI에 과학기술 주도권 달려" 전폭 지원…집단학습도

'개방·공유' 기치 대형 AI 행사 열어 자국 이미지 개선 도모

지난 6월 오사카에서 만난 트럼프-시진핑
지난 6월 오사카에서 만난 트럼프-시진핑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작년 1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의 핵심 엘리트들인 정치국원들이 베이징에 모여 집단 학습을 했다.

이날의 주제는 인공지능(AI). 중국 지도부가 특정 미래 산업을 주제로 집단 학습 시간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AI 발전을 얼마나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된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AI 발전은 전 세계 과학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중요하다"며 "중국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AI 기술이 이미 유럽을 제치고 미국을 바짝 추격해나가고 있다.

미국의 데이터 혁신 센터(Center for Data Innovation)는 이달 펴낸 '누가 AI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이 현재 AI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가장 앞서가고는 있지만,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혁신센터 보고서 표지
데이터혁신센터 보고서 표지

[보고서 표지 캡처]

빅데이터는 중국 AI의 힘의 근원이다.

AI 산업 발전에서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들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AI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통한 반복적인 탐색과 학습을 통해 자신을 스스로 발전시키게 되는데 이 점에서 중국이 크게 유리하다.

중국은 이미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데이터를 생산해내고 있다.

일례로 작년 중국에서는 5억2천500만이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는데 미국에서는 5천500만명이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다. 전체 인구 대비 모바일 결제 인구 비율도 중국이 45.2%로 미국의 20.2%를 앞지른다.

작년 사물인터넷(IoT) 관련 데이터 생산량도 중국은 1억5천200만TB(테라바이트)에 달했지만 미국은 6천900만TB 수준이었다.

데이터 혁신 센터는 또 개인정보 보호 법제가 강력한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중국의 관련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도 중국이 데이터 활용에 더욱 유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조사 기관인 앨런 AI 연구소에 따르면 인용 횟수 상위 10%를 차지한 AI 논문에서 미국이 29%의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이 26%로 맹추격 중이다.

중국은 이미 안면 인식, 음성 인식, 자율주행차, 유통, 치안, 도시관리, 헬스케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발전시켰다는 평가다.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비롯한 중국의 대형 IT 기업들은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CES아시아 2019 출품된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아폴로
CES아시아 2019 출품된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아폴로

[촬영 차대운]

알리바바 같은 기업은 아예 AI 반도체 칩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자회사를 직접 세울 정도다.

AI 분야 창업 기업들도 이미 상당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안면 인식 등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국 센스타임은 이미 기업 가치가 5조원대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이투, 메그비, 딥글린트, 아이플라이텍 등이 중국 안팎에서 주목받는 AI 스타트업들이다.

중국 정부의 AI 육성 의지는 매우 강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자국의 AI 산업 가치를 2030년까지 세계 최대인 1천500억 달러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사회적 감시·통제의 강화로 인해 '빅 브러더'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자국의 AI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개혁개방 선도 지역이자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대형 AI 산업 박람회인 세계인공지능대회를 열기 시작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안방 잔치 수준에 그쳤던 작년 1회 행사 때와 달리 29일 개막한 2회 세계인공지능대회에 테슬라, IBM 등 미국 대형 기업들을 추가로 참여시키면서 판을 키웠다.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참석하는 일론 머스크 CEO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참석하는 일론 머스크 CEO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31일까지 이어질 이번 대회에는 상하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등 중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경영인들도 대거 참석해 AI 산업의 미래에 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인공지능대회 행사를 통해 중국이 먼저 나서 인류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AI를 개발하고 그 과실을 공유하자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상하이시 경제정보화위원회의 장잉(張英) 부주임은 연합뉴스와 만나 "'AI 분야에서 각국이 발전을 함께 추진하고, 안전을 함께 지키고, 과실은 공유하자'는 시진핑 총서기의 요구에 따라 이번 대회를 통해 각국과 교류와 협력을 하고, 디지털 경제 발전의 기회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등 세계 보편의 가치와는 유리된 채 독특한 '기술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압박을 가하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은 CCTV 업계의 최강자로 중국의 국내 감시망 구축에 큰 역할을 하는 하이크비전을 비롯한 '빅 브러더 산업'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실제로 이들 기업에 끼치는 타격보다는 해당 기업들에 국제적 오명을 씌우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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