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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주술 때문에' 美가톨릭학교 도서관서 '해리포터' 치워(종합)

송고시간2019-09-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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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퇴마사 권고에 따라 결정"…교구 "장서 선정은 주임사제 권한"

2017년 영국 국립도서관이 개최한 '해리 포터, 마법의 역사' 전시회에서 전시 자료를 살펴보는 직원
2017년 영국 국립도서관이 개최한 '해리 포터, 마법의 역사' 전시회에서 전시 자료를 살펴보는 직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하채림 기자 = 미국 남동부의 한 가톨릭계 학교가 '저주와 주술'이 담겼다는 이유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퇴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테네시주(州) 일간지 '테네시언' 보도에 따르면 주도 내슈빌에 있는 세인트 에드워드 가톨릭학교는 제이케이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이번 학기부터 도서관 장서에서 제외했다.

학교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부모의 질의를 받은 후 여러 퇴마사(엑소시스트)의 조언을 받아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학부모들에게 이메일로 최근 통보했다.

학교 주임 사제인 댄 리힐은 이메일에서 "이 시리즈에는 선한 마법과 악한 마법이 모두 나타나는데, 이런 것은 진실이 아니며 사실 교묘한 기만"이라고 설명했다.

리힐 사제는 "책에 나오는 저주와 주문은 진짜 저주·주문으로, 이걸 실제로 읽는 순간 그 사람에게 악한 영이 발현할 우려가 있다"고 썼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주문은 '아바다 케다브라'(살인 주문), '크루시오'(고문 주문), '임페리오'(조종 주문) 등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난 학기까지 이 학교 도서관 서가에 있었지만, 개학과 함께 문을 연 새 도서관 서가에서는 사라졌다.

가톨릭 내슈빌교구의 학교 감독관 레베카 해멀은 "주임 신부는 관할 학교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교회법적 권한이 있기 때문에 (중략) 리힐 신부는 자신의 권한에 맞게 행동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멀 감독관은 "도서 선정은 검열에 나서는 게 아니라 학교 도서관 장서를 학생의 연령에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인트 에드워드 가톨릭학교는 유아반부터 중학교까지 학급을 운영한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출판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으나 기독교 시각으로 볼 때 신·구교를 막론하고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국도서관협회에 따르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2000∼2009년에 소장 반대 요구가 가장 많이 제기된 서적이다.

반대 사유는 대체로 "해리 포터 시리즈가 마술과 주술을 미화해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저주와 주술을 모방하도록 유도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2001년에 미국 뉴멕시코의 그리스도 커뮤니티 처치의 담임 목사는 '해리 포터 화형식'을 거행했으며, 지역의 한 도서관은 "해리 포터는 우리 도서관에 멀쩡히 살아 있다"는 문구와 함께 맞불 전시회를 열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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