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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동맹휴학·총파업 이틀째…경찰 또 무더기 검거작전(종합)

송고시간2019-09-0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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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주석·집회 조직자·대학 학생회장 등 잇달아 체포

"'3파 투쟁' 와해 의도"…야당 지도부 겨냥 '백색테러'도

도심 공원서 4만명 '3파 집회' 열어 경찰 강경진압 등 규탄

홍콩 타마르 공원에서 열린 '3파 집회'
홍콩 타마르 공원에서 열린 '3파 집회'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학생들의 동맹휴학과 노동계 총파업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홍콩 경찰이 또다시 무더기 민주인사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이 이틀째 전개되는 가운데 홍콩 경찰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2차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31일 민간인권전선이 예고한 대규모 집회에 앞서 하루 전인 30일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차우 그리고 제레미 탐을 비롯한 홍콩 입법회 의원 3명 등 시위 지도부와 민주 인사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였다.

이날 오전 홍콩 경찰은 홍콩국제공항을 통해 입경하는 이반 램(林朗彦) 데모시스토당 주석을 체포했다.

램 주석은 지난 6월 21일 경찰본부 포위 시위 등 불법 집회를 선동하고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경찰이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인 조슈아 웡, 주석인 이반 램, 당원인 아그네스 차우 등을 잇달아 겨냥하는 것은 '우산 혁명' 이후 창립된 데모시스토당이 이번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지난 7월 27일 위안랑 지역의 '백색테러' 규탄 집회를 주도한 마이클 모도 체포했다.

백색테러 사건은 7월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100여 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해 최소 45명이 다쳐 홍콩은 물론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긴 사건을 말한다.

이에 항의해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불구하고 7월 27일 주최 측 추산 29만 명의 시민이 위안랑 지역에 모여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마이클 모는 이 불법 집회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아침에는 홍콩침례대학 팡중셴(方仲賢) 학생회장이 다른 사람이 분실한 지갑을 가지고 있었다며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대해 홍콩침례대학 학생회는 "이 지갑은 어제 동맹휴학 집회 후에 분실된 물건으로, 우리는 이미 지갑 주인에게 연락해 팡 회장이 오늘 돌려주기로 했다"며 경찰이 터무니없는 혐의로 팡 회장을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데모시스토당 부주석 정자랑(鄭家朗)은 전날 밤 귀가하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3명의 괴한에 의해 마구 구타를 당해 눈 주위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는 야당 지도부를 겨냥한 '백색테러' 아니냐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된다.

홍콩 경찰이 이처럼 대학 동맹휴학을 주도하는 학생회장과 야당인 데모시스토당 지도부를 집중적으로 검거하고 '백색테러'까지 발생한 것은 전날부터 본격화한 '3파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이반 램 데모시스토당 주석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보석은 야간 외출 금지, 일주일 두 차례 경찰에 근황 보고, 홍콩 출경 금지 등의 조건으로 허가됐다.

팡중셴 홍콩침례대학 학생회장은 학생회는 물론 학교 측이 경찰에 거세게 항의한 후 석방됐다.

동맹휴학 이틀째를 맞아 이날 일부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상징인 노란 헬멧이나 마스크, 방독면 등을 쓰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저항의 상징으로 인간 띠를 만든 학교도 있었다.

전날 의료계의 총파업 동참에 이어 이날도 기독교연합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 100여 명이 병원 내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프린세스 마가렛 병원에서는 100여 명이 송환법 반대 팻말 등을 들고 인간 띠를 만들었다.

이날 홍콩 정부청사 인근 타마르 공원에서 전날에 이어 '3파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만 명이 참여했다.

집회에서 변호사, 회계사, 은행원, 고등학생, 회사원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무대에 올라 발언하면서 송환법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최근 경찰의 시위대 강경진압을 규탄했다.

집회에 참석한 회계사 위(餘) 모 씨는 "8월 31일 집회에서 경찰이 지하철 차량 내에까지 진입해 시민들을 구타하고 체포한 것은 7월 21일 위안랑 백색테러보다 더 악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집회 주최 측은 전날 타마르 공원 집회 당시 경찰이 헬기를 동원해 공원 상공에서 시위대를 식별하기 위한 형광 염료를 뿌렸다며 이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홍콩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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