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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교대생 43명 실종사건' 핵심 용의자, 무죄로 풀려나

송고시간2019-09-0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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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혐의받던 지역 폭력조직원, 증거불충분으로 4년 만에 석방

실종 교대생 43명의 얼굴을 레고로 제작한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실종 교대생 43명의 얼굴을 레고로 제작한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서 5년 전 발생한 교대생 집단 실종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3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은 학생들의 납치와 살해에 가담한 혐의를 받던 폭력조직 '게레로스 우니도스'의 우두머리 중 한 명인 힐다르도 로페스 아스투디요가 4년 만에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로페스 아스투디요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실종 학생 가족과 이들을 돕는 인권 변호사 등은 이번 무죄 판결이 "사건 수사가 사법적 실패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4년 9월 26일 발생한 교대생 실종 사건은 멕시코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다.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 이괄라의 아요치나파 교육대에 다니던 학생들은 시위 참가를 위해 버스를 타고 수도 멕시코시티로 이동하다가 지역 경찰에 억류됐다.

일부 학생은 현장에서 경찰에 쏜 총에 맞아 사망하고 일부는 무사히 달아나 귀가했으나 43명의 학생이 영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진상 규명 촉구하는 실종학생 가족들
진상 규명 촉구하는 실종학생 가족들

[EPA=연합뉴스]

며칠 뒤 실종 지역 부근에서 불에 타 훼손된 시신이 암매장된 구덩이가 발견됐다.

검찰은 게레로스 우니도스와 결탁한 지역 경찰이 학생들을 납치해 경쟁 조직의 조직원으로 속인 채 게레로스 우니도스에 넘겼고, 이 조직이 학생들을 살해한 후 불에 태웠다고 발표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학생들의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증거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고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도 검찰의 발표가 의문투성이라며 재조사를 촉구했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권은 수사를 종결했다.

사건 이후 이괄라 시장 부부와 경찰, 게레로스 우니도스 조직원 등 120명 넘는 이들이 사건 이후 체포됐지만 로페스 아스투디요를 포함해 40명 이상이 증거 불충분 등으로 풀려났다.

수사 과정에서 고문 등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이 관련자들의 처벌을 어렵게 했다.

실종 학생 가족을 돕는 변호사 산티아고 아기레에 따르면 검찰이 로페스 아스투디요 사건에서 100건이 넘는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중 62개는 고문이나 임의 구금을 통해 얻어진 증거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실종 학생 가족들은 5년째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진실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재조사를 약속했지만 아직 사건의 실체는 추가로 밝혀지지 못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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