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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복 많아 30년째 활동…매년 정규앨범 내고싶어"

송고시간2019-09-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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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이은정기자

15집 '십삼월' 발표…'일월'부터 '십삼월'까지 13곡 수록

"신곡은 노래방서 실패 안할 정도 고음"…주크박스 뮤지컬도 구상

15집 '십삼월' 발표한 임창정
15집 '십삼월' 발표한 임창정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윤) 종신이 형이랑 한참을 웃었어요. 형이 '너나 나나 무슨 복이냐, 행복하다'라고 하더라고요."

발라드로 대표되는 임창정(46)과 윤종신(50)은 중견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정상을 밟는 현역이다. 윤종신은 2017년 '좋니'로 장기 흥행을 했고, 임창정은 근래 신곡을 낼 때마다 '음원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이들 선전에는 '꾸준함'이란 공통점이 있다. 윤종신은 지난 9년간 '월간 윤종신'이란 브랜드로 매월 신곡을 냈고, 임창정은 지난 4년간 가을이면 새 앨범을 내밀었다.

공기가 선선해지자 임창정이 어김없이 신보로 인사했다. 6일 오후 6시 공개되는 정규 15집 '십삼월'이다.

타이틀곡 '십삼월'은 히트곡 '또다시 사랑'(2015), '내가 저지른 사랑'(2016), '그 사람을 아나요'(2017),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2018)에 이은 가을 발라드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종신이 형이나 저나 뭘 노리고 한 게 아니다"며 "진정성 있게 '내 감정은 이렇다'고 말하듯이 노래해 비슷한 처지 친구들에게 위안이 된 게 아닐까…"라고 젊은 세대와 교감한 이유를 짚었다.

음원 시대지만 꾸준히 앨범을 꾸리는 건 자신감 있는 행보다. 15집 커버엔 지난 7월 북미 투어 겸 여행을 하면서 부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어준 사진을 넣었다.

"전 앨범 세대예요. 젊은 친구들도 있지만 저를 봐온 형, 누나들도 있으니 그런 분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지 않을까요. 1년에 한 번씩은 정규 앨범을 낼 거예요. 할 얘기가 없으면 쉴 수 있겠지만 최소 미니앨범이라도 내려고요."

13곡이 수록된 15집은 트랙리스트가 흥미롭다. 곡 제목이 '일월', '이월', '삼월'…'십삼월'까지 차례로 배열됐다. 작곡가 멧돼지와 공동 작업을 하고서 그달에 맞는 분위기 곡을 월별로 배치했다. '십이월'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연상되는 식이다.

그는 "확실한 테마가 있는 달은 분위기가 꼭 들어맞을 것"이라며 "5월이 되면 라디오에서 '가정의 달, 임창정이 부릅니다. '오월'" 하면 재미있지 않나"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올해 데뷔 30년차인 임창정
올해 데뷔 30년차인 임창정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구성의 출발점은 '십삼월'이 만들어지면서다. 한 여자를 바라보는 슬픈 '외사랑'을 담은 노래다.

"영원히 이뤄지지 않는 사랑을 가사로 쓰자 13월이란 단어가 떠올랐어요. 13월은 영원히 오지 않는 달이잖아요. 그런데 마침 나머지 곡들이 딱 12곡이어서 1년 내내 들으시라고 이렇게 담아봤죠."

그는 당초 9월 앨범을 내니 자작곡 '구월'을 타이틀곡으로 밀었다. 히트곡 '소주 한잔'의 답가 같은 노래다. 그러나 자체 모니터링 결과 '십삼월'이 더 많은 표를 받았다.

그는 "개인 취향을 밀고 나가야 진정한 뮤지션인데"라고 웃으며 "모니터링은 아무래도 대중성이 고려되지 않나. 순위에 연연하진 않지만, 솔직히 순위가 좋으면 너무 행복해 방방 뛴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웃으면서 잘살아 보자". 그는 이런 내용의 노래 '일월'을 1번 트랙으로 넣었다. "집착하면서 애걸복걸 사는 건 행복한 게 아니죠. 인생은 힘들 때도 괴로울 때도 있지만, 결국 저를 웃게 만드는 건 시간이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수록곡들에는 브리티시 팝, R&B, 스윙 등 장르 변주를 가미했다.

그래도 임창정 하면 떠오르는 음악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1990년대풍 발라드. 도입부에서 낮게 읊조리다가 브릿지에서 코드가 바뀌며 선율을 고조시키고, 후렴구에서 고음으로 터지는 패턴이다.

"발라드는 패턴 같은 게 있어요. 요즘은 이런 구성을 많이 탈피하지만, 저까지 그러면 제 또래가 원하는 건 누가 해주나요. 하하."

특히 절절한 이별 감성 고음은 '노래 좀 한다'는 남성 팬들의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미 나에게로', '소주 한잔' 등 그의 노래들은 남자들이 애창하는 노래방 도전곡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엔 노래 꽤 하는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실패 안 하고 부를 마지노선까지만 고음을 만들었다"며 "유튜브에서 노래를 커버하는 실력자들은 잘난 체 하려고 키를 더 높여 부를 것 같다"고 했다.

목 관리 비결로는 어느새 소리를 컨트롤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목을 상하지 않게 노래하는 법을 터득했다"면서 "다만 콘서트에선 원곡 키로 모든 곡을 소화하면 무리가 가니 몇몇 곡은 키를 낮춰 부른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임창정 15집 커버 이미지
임창정 15집 커버 이미지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로 그는 가수 활동 24주년을 맞았다. 1995년 1집부터 총 15장의 정규 앨범을 품었다. 그러나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데뷔해 배우로도 입지를 다져 연예계 활동은 30년 차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건재한 동력을 묻자 "저도 그게 연구대상인데, 첫 번째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제가 요즘 아이돌처럼 기대 심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팬덤도 없잖아요. 운이 많이 따른 거죠. 앨범을 내고서 시의적절하게 음악 예능 지원사격을 받아 역주행하고 상도 받고요. 큰아들 또래도 저를 알아봐요. 가수와 배우로 모두 얼굴을 보인 덕도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 영화 '게이트'에 출연한 그는 "최근 몇 작품이 잘 안됐다"면서 내년 가을께 드라마 계획을 알렸다. 자신이 대주주인 예스아이엠컴퍼니 산하 예스아이엠픽처스가 제작하는 드라마다. 내후년엔 영화도 찍을 예정이다.

또 자신의 히트곡으로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주크박스 뮤지컬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홀로그램 등을 접목할 것"이라며 "실제 부르는 것과 홀로그램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소개했다.

15집 홍보 차 터전인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는 다둥이 아빠로도 유명하다. 슬하에 네 아들이 있고, 다섯 번째 자녀가 태어날 예정이다.

"첫째, 둘째는 음악과 춤에 소질이 없는 것 같은데, 셋째가 연예인이 될 것 같아요. 피아노도 잘 치고 노래와 랩도 잘해요. 넷째는 두 시간을 울어도 목이 안 쉬는 걸 보니 성량을 타고났죠. 태어날 다섯째는 초음파 사진상으론 가장 잘생긴 것 같아요. 하하."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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