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하우스 '폭삭'·정전되고 항공편 끊겨…제주 곳곳 태풍피해
송고시간2019-09-07 08:32
태풍 '링링' 최대 순간초속 39.3m 강풍 몰아쳐 '매서운 가을태풍 실감'
영향권 벗어나도 강풍·높은 파도 여전 '주의당부'…도, 비상태세 유지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백나용 기자 =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 곳곳에서 시설물 파손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께 태풍 링링이 제주 북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45㎞로 북진해 제주가 점차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해안을 중심으로 너울에 의해 물결이 높게 일겠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태풍 링링으로 6일부터 이날 오전 6시 20분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360.6㎜의 많은 비가 내렸고 한라산 사제동산 356㎜, 어리목은 30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제주시 86.5㎜, 서귀포 60㎜, 성산 46.2㎜, 고산 40.4㎜의 비가 내렸다.
태풍이 제주에 근접한 이날 새벽 3시께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최대 순간풍속 초속 39.3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또 비슷한 시각 다른 지역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고산 37.3m, 차귀도 36.5m, 새별오름 33.2m, 성판악 31.8m, 마라도 30.9m, 외도 29.8m, 제주공항 29.1m 등을 기록했다.
고산의 최대 순간풍속(초속 37.7m)은 9월 고산에서 분 바람 중 역대 4위다.
성산에서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7.5m에 달해 같은 달 성산의 최대 순간풍속 기준 역대 4위에 올랐다.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유시설 21건, 공공시설 33건의 파손피해가 접수됐다. 또 119 소방당국은 바람에 날린 간판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 조치하는 등 56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서귀포시 서호동에서 한 개 동당 3천967㎡ 면적의 한라봉 시설 하우스 2개 동이 강풍에 힘없이 주저앉았다고 밝혔다.
시설 하우스가 주저앉으면서 바로 옆 주택을 덮쳐 거주자가 임시 대피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설 하우스가 붕괴하면서 바로 옆 다른 시설 하우스도 무너져 최대 20여개 동의 시설 하우스에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정확한 파손 면적 등 피해를 조사할 예정이다.
6일 오후 11시 7분께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공사장 펜스가 넘어지면서 주변 차량이 파손되고 담장까지 덮치는 일이 발생, 119 구조대 등이 안전조치를 했다.
6일 오후 8시 53분께 제주시 한경면의 등대에서 관광객 1명이 고립됐다가 해경에 무사히 구조되기도 했다.
또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서 5명, 서귀동에서 1명 등 6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포구에서는 정박 중인 1t급 레저 보트 2척이 전복됐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건물 외벽 타일, 벽돌 등이 파손되거나 유리창이 깨진 곳도 있었으며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져 도로에 쓰러지고, 신호등과 중앙분리대가 쓰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라 현장 안전조치가 진행됐다.
밤사이 강풍에 전기 공급 선로가 끊기고 변압기가 고장 나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잇따랐다.
7일 오전 7시 기준 제주에서 1만5천708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전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80가구, 법환동 435가구, 서호동 414가구, 영락리 951가구, 제주시 애월읍 1천165가구 등 도내 곳곳에서 발생했다.
현재 4천273가구는 전력 공급이 복구됐으며, 1만1천435가구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항공편·여객선 운항은 7일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7시 30분 현재 결항이 예정된 항공편은 총 207편(출발 108, 도착 99)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 30분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8900편을 시작으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줄줄이 운항을 취소했다.
항공사들은 이날 낮부터 순차적으로 항공편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는 제주 출발 기준 정오를 전후로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전날인 6일에도 태풍의 영향으로 항공편 운항이 줄줄이 취소돼 총 95편(출발 42편, 도착 53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에는 현재 태풍과 윈드시어(돌풍) 특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날씨 상황에 따라 항공편 재개 시간이 변동될 수 있다"며 "항공편 이용객들은 사전에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바닷길도 막힌 상태다. 6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Ⅱ단계를 발령하고 13개 협업부서와 교육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해병대 9여단 등 재난관리책임기관과 24시간 상황근무체계를 운영 중이다.
한라산 입산은 전날부터 통제했으며, 제주올레는 올레길 탐방 자제를 요청했다.
해수욕장 11곳도 모두 폐쇄했으며 관광객·낚시객·야영객 등에 안전조치를 취하고 침수지역 차량 이동과 출입통제 조치를 했다.
이 밖에 대형 공사장, 가로등, 도로 표지판, 옥외광고물, 인명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점검과 안전선 설치 등의 안전조치를 했다고 도는 전했다.
또한 도교육청은 이날 방과후교실과 돌봄교실 운영도 취소하도록 했다.
해경은 제주 연안의 안전사고 위험예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경보'로 격상했다.
도내 항·포구에는 태풍을 피해 정박한 어선들이 들어찼다. 도 당국에 따르면 현재 어선 1천980척이 대피했다.
기상청은 제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더라도 이날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해상에서 물결이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또 해안에서 너울에 의해 물결이 높게 일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20∼60㎜, 산지 150㎜다.
해상에서는 파도가 4∼10m로 높게 일겠다.
기상청은 제주육상과 해상에 내린 현재 태풍 특보를 유지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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