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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화지산 유적서 목탄으로 보강한 구조물 확인

송고시간2019-09-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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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십팔'(百十八) 명문 기와·각종 토기 출토

부여 화지산 유적에서 나온 목탄 구조물
부여 화지산 유적에서 나온 목탄 구조물

[백제고도문화재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이궁(離宮) 터로 거론되는 화지산 유적(사적 제425호)에서 목탄으로 보강한 백제시대 구조물이 발견됐다.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원장 박종배)은 부여 궁남지 동쪽에 있는 화지산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 기와가 무너져 내린 백제시대 건물터 외곽 배수구에서 건물 내부 시설과 기단, 적심(積心·주춧돌 주위에 쌓는 돌무더기), 각종 토기를 찾아냈다고 9일 밝혔다.

벽체 혹은 지붕 아래에 설치한 구조물의 심벽(心壁·골조를 도드라지게 만든 벽)으로 추정되는 목탄은 비교적 굵은 목재를 다듬어 가로 72㎝·세로 36㎝ 사각 틀을 만들고, 안쪽에 싸리나무 종류의 얇은 나무로 세로 13줄, 가로 1줄을 엮었다.

심상육 백제고도문화재단 책임연구원은 "콘크리트에 철근을 쓰는 것처럼 심벽으로 건물을 튼튼히 했을 것"이라며 "구조물이 지붕에서 떨어졌는지, 벽에서 무너졌는지 아직 알 수 없고, 추후 연구를 통해 수종과 백제 건축기법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배수구에서는 물을 이용한 의례 시설로 짐작되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드러났다.

'백십팔'(百十八) 명문 기와
'백십팔'(百十八) 명문 기와

[백제고도문화재단 제공]

출토 유물은 기와류가 많았다. 그중에는 '백십팔'(百十八)이라는 글자를 새긴 암키와도 있었다.

심 연구원은 "기와가마에서 물건을 납품할 때 수량을 세기 위해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와에 수량을 쓴 문자 자료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화문 수막새, 소형 사발인 완(碗), 물건을 저장하는 질그릇인 대부완, 뚜껑, 기대(器臺·그릇받침) 조각, 등잔, 연가(煙家·연통에 비나 눈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도구) 조각, 중국제 녹유자기 등이 나왔다.

연가 조각은 화지산 유적에서 확인되지 않은 온돌이나 아궁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알려주는 유물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앞서 재단은 지난 7월 길이가 대략 가로 8m, 세로 5.3m인 건물터를 포함해 백제 초석 건물터 3동을 새롭게 찾았다고 발표했다. 화지산 유적 발굴은 내년에도 진행된다.

부여 화지산 유적 건물터
부여 화지산 유적 건물터

[백제고도문화재단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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