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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임명에 어수선한 검찰…'수사는 원칙대로' 반응 지배적(종합)

송고시간2019-09-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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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임명과 수사는 무관"…'검찰개혁' 기대 목소리도

"수사 공정성 신경 써야" 지적…'보복 인사' 우려도

문 대통령, 조국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
문 대통령, 조국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생중계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9.9.9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임순현 박초롱 김예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가족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9일 임명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두고 검찰 주변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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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3GfLiZUneM

하지만 장관 임명을 놓고 정치권의 논란이 고조된 것과 달리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직접 수사 중인 검찰 내부에서는 "장관 임명과 검찰 수사는 무관한 일"이라며 "수사는 법관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수사할 일이 있으면 묵묵히 수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지가 검찰 내부에 확고하게 전달되면서 조 장관의 임명을 침착하게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 모습이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탈(脫) 검찰화 된 상황에서는 본인이나 가족이 기소된 사람도 얼마든지 장관에 임명될 수 있다고 본다"며 "장관은 장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검찰은 검찰대로 원리원칙에 맞춰 수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검찰 고위 인사도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가 교과서적으로 철저한 긴장 관계로 가는 것"이라며 "박상기 장관 때는 법무부와 검찰이 구두로 협의하고 했지만, 새 장관과는 이런 절차가 가능하지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을 총지휘하는 대검찰청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장관 임명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한 대검 관계자는 "장관 취임과 상관없이 수사는 일정대로 법과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장관 임명과 검찰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검사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수사와 무관하게 진행될 조 장관의 검찰 개혁에 기대를 건다는 반응도 있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장관으로 왔고, 검찰도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이 말했듯이 검찰 개혁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7월 25일 검찰총장 임명식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는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7월 25일 검찰총장 임명식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는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검찰 일각에서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장관이 임명된 만큼 관련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위 간부는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과 그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이 병존해야 하는데, 걱정스러운 상황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장관 임명과 상관없이 수사가 공정하고 엄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청와대나 검찰 모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급 검사도 "검찰로서는 수사가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인사청문회 전이라도 강제수사에 돌입하고 공소시효에 맞춰 기소를 한 것"이라며 "자칫 한 쪽에 치우친 결정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새로운 검찰 수사에 적합한 절차였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대로 검찰 인사권을 가진 조 장관이 보복 인사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자기 가족을 건드린 검찰에 대해 감정이 좋을 수가 없고 가족 수사를 정부 여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해서 보복 인사를 하거나 사실상 수사팀을 와해시키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인사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장관 임명이야 대통령 권한이라서 검찰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보복성 인사를 걱정하는 검사들이 있다"며 "내년 2월 인사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검찰총장의 팔다리를 다 잘라서 사실상 수사를 못 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많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경찰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에 대한 대통령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조 장관 임명에 따른 정쟁 심화로 수사권 조정법안 처리 논의가 제대로 될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개혁에 대한 대통령 의지가 여전히 강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간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법무부는 늘 소극적이었지만 조 장관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조 장관 임명으로 국회의 모든 일정이 정지될 수도 있어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 역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조 장관의 역할을 기대하는 한편, 향후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검찰 수사, 국회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팀장급의 한 수사경찰은 "조 장관만큼 현 정부와 공감하면서 수사구조 개혁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장관 임명자로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일과 형사적으로 소추되어야 할 일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은 "조 장관이 만약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되면 검찰 개혁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고 경찰로서도 수사권 조정 논의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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