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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성매매 다룬 작품 해외전시 배제…검열 논란

송고시간2019-09-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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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인들 반발…시립미술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사과

광주 시립미술관
광주 시립미술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 시립미술관이 재외 한국문화원 전시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석연찮은 이유로 배제해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광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7월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런던에 있는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 도시 광주전 '서큘레이션 메타포'(circulation metaphor)를 열었다.

정유승 작가는 지난 4월 참여 작가로 선정돼 광주 성매매 집결지를 다룬 영상 작품 '집결지의 낮과 밤' 출품 의사를 시립미술관 큐레이터에 전했다.

정 작가는 다음 달 전시주제가 '에코-자연'으로 변경됐다는 연락을 받고 성매매 여성의 미신,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오늘의 믿음'이라는 작품을 다시 보냈지만, 이번에는 선정 작가에서 배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문화원에서 부담스러워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정 작가는 한국문화원에 질의한 결과 뜻밖의 답변을 들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작품 전시에 문제가 없는지 물어와 한국문화원에서는 해당 주제에 전시 제약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정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경과 등을 소개해 문제를 공론화했다.

정 작가는 페이스북에서 "정황상 성매매, 여성 인권 등 주제를 편견으로 바라봤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예술적 주제를 다루려는 작업을 임의적 판단으로 배제한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뤄진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서 소녀상 작품 전시가 중단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검열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며 "인권 평화도시인 광주의 공립미술관이 이런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도 부적절한 작품이라 여기고 구분하는 행태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검열 의혹이 짙어지자 지역 예술인들은 최근 집담회를 열어 시립 미술관 측의 사과와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립미술관은 홈페이지에 관장 명의로 사과문을 올려 "전시 담당자의 부적절한 발언, 해명에 대해 해당 작가와 예술인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며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시 투명성 강화, 창작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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