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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검거하다 중상 입은 경찰관…치료비 부담에 '허덕'

송고시간2019-09-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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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경찰관 660여명 모금 운동…1천450만원 모아

범인 검거 중 부상 입은 최지현 경장
범인 검거 중 부상 입은 최지현 경장

[최지현 경장 지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만취해 난동을 부리던 남성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경찰관이 막대한 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료 경찰관들은 그를 돕기 위해 경찰청 인트라넷에 청원 글을 올리고 성금을 모으는 등 자발적인 모금 운동에 나섰다.

10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최지현(31) 경장은 2017년 2월 중순 새벽 '술집에서 손님이 다른 손님들을 성추행하고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최 경장이 즉시 제압에 나섰지만, 만취한 남성은 그의 오른쪽 어깨를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등 난동을 멈추지 않았다.

최 경장은 이 사건으로 어깨 관절 조직이 파열되고 연골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중상을 입어 2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업무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복귀와 휴직을 반복하던 그는 올해 초 소속 경찰서를 옮긴 뒤 지금까지 휴직 중이다. 5년 후유장해 판정을 받아 앞으로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최 경장이 지난 2년 6개월 간 수술과 치료에 쓴 비용은 4천200만원에 달하지만, 공무원 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비용은 20% 수준에 그쳤다.

공상(公傷·공무 중 부상) 인정을 받았지만, 비급여 항목인 특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해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최 경장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법률에 따라 민사 합의금을 받을 경우 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든다고 한다"며 "저와 어머니 명의로 대출을 받아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달 4일 경찰청 인트라넷에는 최 경장의 사연과 함께 '경찰관이 다시 뛸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이날까지 1천450만원가량의 성금이 모였다.

최 경장의 지인인 박준모(26)씨가 포스터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자 이를 우연히 접한 박헌중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경위가 청원을 올렸다.

이 글을 본 동료 경찰관 660여명은 최 경장의 치료를 위한 모금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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