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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투지주 부회장 "원양어선 탄 뒤 인생 바뀌었죠"

송고시간2019-09-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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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채용설명회 참석…경영권 승계 질문에는 "아직 그 단계 아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여러분 나이 정도였을 때 뭔가 전환의 계기가 필요해서 원양어선을 타고 나갔는데요, 거기서 세상을 배웠습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 부회장은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어떻게 삶의 모티베이션을 유지하는지 궁금하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그전까지는 내가 한량이었고 공부를 안 해서 학교를 잘릴 뻔했다"며 "4년 동안 잘 놀다가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세상을 배우고 싶어서 원양어선을 탔는데, 하루 18시간 정도 노동하고 6시간 자는 것을 몇 달 동안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원들이 대부분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한 분들인데, 너무들 열심히 사는 걸 봤다"며 "명태를 두 마리 잡으면 명란이 60g 나오는데, 450t을 따라는 목표를 받고 놀랐으나 그걸 진짜 해내더라. 그런 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지탱되고 더 나아져 간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으로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나와서 충격을 받고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고 '나도 이 정도까지 페이버(혜택)를 받은 사람인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해 '라이프 플랜'(인생 계획)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40년간 어떻게 살아보자는 계획을 세워봤고 그 이후 가능한 한 그 플랜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또 동원그룹의 중심인 동원산업[006040]이 아니라 자회사인 한신증권(한투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이유로 "참치로 알려진 동원산업은 글로벌 원양어선 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이미 큰 회사였다"며 "여기 들어가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당시 증권사는 초창기여서 '이런 데 들어가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아시아 최고의 파이낸셜(금융회사)을 꿈꿨고 우리와 관계된 모든 사람에게 금융을 통해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면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제공]

그는 회사를 배에 비유해 "배 종류로는 상선도 있고 화물선도 있고 원양어선도 있고 호화 여객선도 있다"며 "어떤 배에 탔을 때 인생이 빛날지 여러분이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회사는 호화 여객선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한투는 월급은 많이 주고 주 52시간제 실시하는 회사는 맞지만 편하고 호화로운 곳은 절대 아니다"라며 "우리는 꿈을 같이 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 현재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카카오[035720]뱅크의 대주주인데, 이걸 내가 직접 쓰면서 유학 가 있는 아이에게 돈을 보낼 때 10초면 가는 걸 보고 돈이 오가는 데 많은 허들(장애물)이 없어졌다고 실감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투자 대상이 굳이 한국에 한정될 필요가 없고 그동안은 우리 대한민국이 돈이 없어서 못 했지만 이제는 돈이 많으니 해외투자를 할 수 있다"며 "옛날엔 물건만 수출했지만 이제 한국금융도 그런 금융상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김 부회장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장남 동윤(26) 씨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아버지로서 아들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고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동윤 씨가 사원 직급으로 영업 현장에서 출발하게 된 배경에 관해서는 "제일 어려운 일부터 배워야 하는 게 일을 배우는 순서가 아니겠나"라며 "본인이 지원해서 (회사에) 들어온 거고 다행히 합격해서 배치받은 거고 특별히 제가 신경 쓸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계획에 관한 질문에는 "그건 아직 생각한 적이 없다"며 "아직 너무 먼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한투증권이 발행어음 부당대출로 지난 6월 금융당국의 과태료 제재를 받고 최근 여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압수수색을 두 차례나 받은 것에 대해서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바람 부는 날, 비 오는 날도 있는 것으로 본다"며 "큰일이라면 큰일이겠지만 아주 죽을 일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카카오에 넘기고 남은 지분을 정리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당국의 허가가 났으니 6개월 이내에 정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감독 당국과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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