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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산불 연무' 피해 확산…휴교·기우제에 '외교 갈등'까지

송고시간2019-09-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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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산불 진화 장면.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산불 진화 장면. [A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에서 '산불 연무' 피해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유독성 연기가 짙게 퍼진 탓에 대규모 휴교 사태가 속출했고 이슬람 신자들은 기우제까지 마련했다. 연무가 인도네시아는 물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남부까지 뒤덮으면서 이웃 나라 사이에 책임 공방까지 빚어지는 분위기다.

12일 AP통신, 로이터통신,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최근 산불 연무의 주요 발생지인 수마트라섬, 보르네오섬의 칼리만탄 등의 수천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연무에 포함된 유독 물질이 학생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해마다 열대우림과 이탄지(泥炭地·유기물 토지)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다.

농민들이 팜 농장을 만들거나 재배 작물을 바꾸기 위해 이탄지에 불을 붙이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유해 연기를 뿜어낸다.

특히 올해는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11일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산불 발생 구역을 나타내는 열점(hotspot)이 5천62개나 확인된 상태다.

이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9천명 이상의 군경 인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산불을 진압하지 않으면 군경 책임자의 옷을 벗기겠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산불 연무가 확산하는 가운데 9월 11일 인도네시아 리아우주에서 비를 바라며 기도하는 무슬림. [AP=연합뉴스]

산불 연무가 확산하는 가운데 9월 11일 인도네시아 리아우주에서 비를 바라며 기도하는 무슬림. [AP=연합뉴스]

하지만 산불의 기세가 여전하자 지난 11일에는 '기우제'까지 마련됐다.

현지 안타라통신은 무슬림 수천 명이 이날 수마트라섬 리아우와 보르네오섬 등에서 비를 내려달라며 기도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엘니뇨 영향으로 최근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한 번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는 상황이다.

연무로 피해를 본 말레이시아 등 이웃 나라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말레이시아 역시 많은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에는 외교 공문을 발송해 산불 진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산불 연무로 뒤덮인 길을 걸어가는 인도네시아 남 칼리만탄주 주민. [로이터=연합뉴스]

산불 연무로 뒤덮인 길을 걸어가는 인도네시아 남 칼리만탄주 주민.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한 '연무 책임론'을 놓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간에 감정싸움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시티 누르바야 바카르 인도네시아 환경·삼림부 장관이 전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의 연무는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말레이반도와 사라왁주(보르네오섬의 말레이시아령)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그러자 예오 비 인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기후변화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이번 연무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데이터가 말해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티 장관은 말레이시아에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산불 연무 때문에 마스크를 쓴 인도네시아 학생. [AFP=연합뉴스]

산불 연무 때문에 마스크를 쓴 인도네시아 학생. [AFP=연합뉴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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