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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팬시레드 "보이그룹 아닌 걸그룹, K팝 동경해 도전"

송고시간2019-09-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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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음반 '액티베이트' 발표…소녀돌 시장서 보이시 콘셉트

중국인 여성그룹 팬시레드
중국인 여성그룹 팬시레드

[토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중국 국적 여성들로 구성된 그룹이 가요계에 데뷔했다. 지금껏 K팝 그룹에서 중국어권 멤버는 다수 활동했지만, 중국인 걸그룹이 출사표를 던지기는 이례적이다.

팀명은 팬시레드(FANXY RED). 또 하나 특이할 점은 '소녀돌'이 득세한 국내 걸그룹 시장에서 보이시한 외모에 걸크러시를 콘셉트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멤버들은 언뜻 꽃미남 보이그룹처럼 보였다. 짧게 자른 머리, 중성적인 의상에선 미소년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자 숙소 생활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여느 걸그룹과 다르지 않았다. "막내(린판)가 요리를 잘해서 엄마처럼 밥을 해줘요.", "한국 음식 중 청국장은 아직 소화하기 쉽지 않아요." 한국어가 많이 서툴러 인터뷰에는 통역이 함께했다.

멤버들은 2017년 중국 기획사에서 에이크러쉬란 5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이력이 있다. 팀이 해산하면서 그중 네 멤버가 지금 소속사 토브엔터테인먼트와 연을 맺어 팬시레드로 새 출발 했다. 이들은 경기도 파주 숙소에 머물면서 K팝 프로듀서, 댄스팀과 작업한 데뷔 싱글 음반 '액티베이트'(ACTIVATE)를 최근 발표했다.

네명의 중국 여성으로 구성된 팬시레드
네명의 중국 여성으로 구성된 팬시레드

[토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타지 생활을 택한 것은 K팝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멤버들은 K팝 시장 데뷔 이유로 '도전'에 방점을 찍었다.

안쥔시(로이·24)는 "어린 시절부터 중국 민속춤을 췄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빅뱅 영상을 봤다"면서 "지드래곤을 좋아하게 돼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린판(마르코·21)도 "중국에서 방탄소년단과 엑소, 블랙핑크, 마마무가 인기 있다"면서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어 이곳에서 도전해 한국 팬들에게 인정받고, 세계적으로도 그룹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트와이스, 아이즈원 등 소녀들의 걸그룹 시장에서 보이시한 콘셉트는 희소성이 있다.

"긴 머리에 치마를 입은 이미지만 여성스러운 매력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른 이미지로도 매력을 뽐낼 수 있다는 걸요. 특정 팬층을 겨냥한 것은 아니니 남녀에 고루 사랑받으면 좋겠어요."(안쥔시)

이미지처럼 팬시레드란 팀명에서도 강렬함이 느껴진다.

루커란(케이·24)은 "팬시는 트렌디하단 뜻이 있고, 레드는 여성의 강렬한 컬러를 상징해 트렌디한 여성들이란 의미"라며 "또 팬시레드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고가의 다이아몬드 컬러다. 희소성이 있고 세계에서 유일한 그룹이란 뜻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섯 트랙이 담긴 음반에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 3개국 언어가 등장한다.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수록한 타이틀곡 '티.오.피'(T.O.P)는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의미를 녹인 댄스곡. 안쥔시와 루커란의 랩이 귀에 들어온다.

영어로 부른 '올라'(Holla)는 세계 팬들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곡이다.

K팝 시스템을 경험한 멤버들은 "K팝 문화를 공유하는 느낌이었다"며 "이전 영상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 눈에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출신 걸그룹 팬시레드
중국 출신 걸그룹 팬시레드

[토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대륙에서 고향이 각기 다른 멤버들이 모인 것도 인연이다.

중국 난징(南京) 출신으로 어린 시절 펜싱 선수였던 루커란은 "춤과 노래를 전혀 몰랐다"며 "베이징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안쥔시를 만나 노래와 춤의 매력에 빠졌다. 6년간 운동을 해서인지 해내고 싶은 승부욕이 있었다"고 웃었다.

반면 청두(成都)가 고향인 린판은 주목받기를 좋아해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한 중국 가수의 콘서트에 갔다가 저런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오디션 정보를 줘 합류할 수 있었죠."(린판)

창샤(長沙) 출신 펑시천(션·24)은 "9살 때부터 라틴 댄스를 배웠다"며 "처음 대학 진학 때 금융 관련 학과에 갔는데 적성이 맞지 않아 음악 분야로 다시 들어갔다. 졸업 공연 영상을 본 이전 매니저에게 발탁됐다"고 기억했다.

이들 목표는 "한국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면서 여러 나라 팬들을 만나는 것"이다.

"첫 무대를 한국으로 생각했기에 여기서 활동을 지속하고 싶어요. 또 한국과 중국을 넘어 다양한 나라를 다니는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고요. 음악을 통해 교류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싶죠."(멤버들)

대중에게 내세울 이 팀만의 매력을 묻자 모두 "킵 프레시"(Keep fresh)라고 외쳤다.

루커란은 "한마디로 사람들에게 계속 신선함을 주는 그룹"이라고 강조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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