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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종 면역요법에 B세포가 중요한 역할"

송고시간2019-09-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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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생물 정보학 연구소 보고서

복합 면역 염색법으로 부각시킨 B세포.
복합 면역 염색법으로 부각시킨 B세포.

[크리스티네 바크너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최근 주목받는 면역 치료법은 인체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나 병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암 바이러스나 항체를 표적으로 하는 암 백신 등이 개발돼 있지만, 치료 효과는 일부 환자에 국한된 게 현실이다.

악성 피부암으로 꼽히는 흑색종(melanoma)에도 주로 T세포를 이용하는 면역치료법이 쓰이고 있다. 면역체계의 제어와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는 다른 면역세포를 동원해 직접 암세포를 공격한다.

같은 면역세포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B세포가 흑색종의 면역치료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세포가 이런 기능을 한다는 게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된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유럽 생물정보학 연구소(European Bioinformatics Institute)'와 오스트리아 빈 대학 의대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보고서는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실렸다. 이 연구소는 '유럽 분자·생물 실험실(EMBL)'의 산하 기관이다.

13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보고서 개요에 따르면 B세포는 흑색종과 관련된 염증 유발에 T세포와 함께 핵심적 역할을 했다.

B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에 맞서 항체를 형성하며, 혈중 림프구의 10~15%, 림프절 림프구의 20~25%, 비장 림프구의 40~45%를 점유한다.

빈 대학 의대의 요하네스 그리스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T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하는 과정에서 B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처음 확인했다"라면서 "면역요법에서 B세포의 역할은 많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단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흑색종에서 B세포는 위성항법장치처럼 T세포를 암 종양으로 유도하는 작용을 했다. B세포가 아류형(subtype)으로 변해 T세포와 다른 면역세포를 암 종양 쪽으로 유도한다는 게 확인됐다. 또한 흑색종의 B세포를 제거하면 T세포 등 면역세포 수도 극적으로 감소했다.

흥미롭게도 B세포를 아류형으로 변하게 하는 건 흑색종 세포로 추정됐다.

이런 아류형 B세포가 T세포의 면역치료 활성 효과를 증강했고, 흑색종에 아류형 B세포가 더 많이 발현하면 면역치료 효과도 개선됐다.

그리스 연구원은 "흑색종 세포가 어떻게 B세포를 아류형으로 바꾸는지, B세포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T세포를 활성화하는지, B세포를 이용해 (흑색종 외의) 암 면역요법을 개량할 수 있는지 등은 더 연구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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