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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육지책으로 연합한 토종 OTT, 기댈 곳은 '콘텐츠'

송고시간2019-09-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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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웨이브' 이어 CJ-JTBC 합작법인 출범

지속 제작 자본력 관건…외국처럼 통신사 결합 여부도 주목

CJ ENM과 JTBC
CJ ENM과 JTBC

[각 방송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글로벌 공룡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들의 맹렬한 영토 확장으로 코너에 몰린 국내 방송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한 돌파구 모색에 한창이다.

방송가에서는 재기발랄한 국내 창작자들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한데 결집해 나올 성과에 주목하는 한편, 플랫폼이 안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 동력을 유지할 자본력을 확보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지난 16일 기존 양사 OTT인 '푹'(POOQ)과 '옥수수'(oksusu)를 결합한 연합군 '웨이브'(wavve) 출범 소식을 알렸다.

웨이브는 국내 OTT 최초로 대작 드라마에 투자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을 통해 2023년 말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천억원 규모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넷플릭스에 '도전장'…콘텐츠 경쟁력이 관건 (CG)
넷플릭스에 '도전장'…콘텐츠 경쟁력이 관건 (CG)

[연합뉴스TV 제공]

웨이브 출범 소식 하루만인 17일에는 드라마와 예능 등 국내 콘텐츠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CJ ENM과 JTBC가 내년 초까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통합 OTT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합작법인은 독자적인 IP(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한 타깃별 콘텐츠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잇따른 토종 OTT 연합군의 등장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들이 국내 콘텐츠를 활용해 사업적인 성과를 내고, 국내 방송사들은 제 몫을 챙기지 못하는 데 따른 불안 심리의 결과로 해석된다.

CJ ENM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콘텐츠들이 완성도를 인정받는 환경에서, 우리가 '제값'을 받아 콘텐츠에 재투자하고 글로벌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결국 '콘텐츠'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질 높은 콘텐츠 생산 동력은 결국 제작비에 달렸다.

넷플릭스의 경우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뿐만 아니라 외주 형태 제작을 통한 투자자도 겸한다.

또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비싼 값에 사서 가입자를 늘리기도 한다. '아스달 연대기'나 '미스터 션샤인' 같은 국내 기대작들을 수백억 원 규모로 사들였다는 소식에 "저러다 적자 나겠다"는 오지랖 격의 우려도 나오지만, 여전히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한국이 효율적인 시장으로 분류된다는 게 방송가 전언이다. 수백억 원을 투자해도 '남는 장사'라니 자금력 수준이 확연히 다른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분석들을 바탕으로 "현재로서는 토종 OTT의 경쟁력은 미미할 것 같으나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는 "토종 OTT가 크려면 글로벌을 상대해야 한다. 요원하게 느껴지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종속될 텐데, 그런 면에서 CJ ENM-JTBC 쪽은 국내 대표 창작자들일 확보해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토종 OTT의 관건은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사와 완전히 독립적 형태가 돼야 하고, 젊은 세대 영상 소비 트렌드를 따라갈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기존 방송사들이 지금껏 만들어온 콘텐츠를 재서비스하는 수준으로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상파가 SKT와 손잡았듯 CJ ENM-JTBC 합작법인 등 기타 토종 OTT들이 통신사와 손잡을지 여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외국의 경우 이미 OTT의 '베이스'(기반)가 콘텐츠냐 통신사냐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물론 결론적으로는 콘텐츠 싸움이지만 그 자본력과 기반을 어디서 가져올 것이냐에 따른 문제이다.

CJ ENM-JTBC의 경우에도 다른 플랫폼뿐만 아니라 통신사 등에 대해서도 '오픈'된 상태이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통신사의 기존 망과 자본력을 동원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급할지, 아니면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지도 주목된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지상파-SKT의 웨이브와 CJ ENM-JTBC의 합작 OTT, 그 외 탄생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OTT들도 '고육지책'이라는 시작은 같겠지만 막상 출범 시켜 놓고 보면 그 색깔과 운용방식, 타깃, 그리고 성과가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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