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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평양선언 1년…북미대화 계기로 남북관계 물꼬도 트여야

송고시간2019-09-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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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9일로 1년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 9월 18~20일 평양에서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공동선언이다. 1년 전 한반도는 감동의 물결이 온 땅을 덮을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공동선언을 발표한 날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평양시민 15만 명을 향한 연설을 통해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남한 대통령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 첫 장면으로 기록된 역사적 순간이었다. 남북관계가 분단체제를 뛰어넘어 평화 공존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평양선언 1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기대와 감동은 찾기 어렵고 남북관계는 또다시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대화가 끊기면서 남북관계마저 멈춰서고 만 것이다.

평양선언은 한반도를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자는 게 골자다. 선언문에는 비핵화·군사·경제·이산가족·문화 체육 등 5개 분야에 걸친 남북 간 합의 사항이 담겼다. 작년 10월에는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철도·도로, 산림, 보건의료, 체육 분야의 협력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평양선언 이행을 위한 분야별 일정도 마련했다. 이후 일부 분과의 회담과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개최됐지만, 작년 12월 체육 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9개월간 남북의 공식 회담은 끊긴 상태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와 화상 상봉 등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은 개최조차 못 했다. 군사 합의는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는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남북 대화와 협력은 안중에도 없는 듯 미국과 직접 협상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남한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트집 잡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비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통미봉남'으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북한은 남한과 담을 쌓는 한편으로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남측을 위협할 재래식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10차례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를 했다.

냉랭해진 북미 관계에 이달 들어 온기가 도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남북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이후 2개월을 훌쩍 넘겨서야 북측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북한이 연말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상태에서 늦어도 다음 달에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대화 국면에서 문 대통령도 '촉진자' 역할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북미가 엉킨 비핵화 협상의 실타래를 푸는 것과 맞물려 막혔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려는 것이다.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이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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