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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외딴섬' 노들섬, 음악·숲 품은 문화공간으로 새단장(종합)

송고시간2019-09-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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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아래 수십년 방치…라이브하우스, 야외공연장, 생태 숲 조성

"한강불꽃축제 노들섬서 관람 가능…1만5천명 인파 예상돼 대책 준비"

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한 노들섬 28일 정식 개장
문화공간으로 새단장한 노들섬 28일 정식 개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을 거쳐 재단장한 노들섬이 오는 28일 정식 개장한다. 사진은 63빌딩에서 바라본 노들섬. 2019.9.18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여의도에서 멀지 않은 한강대교 아래, 서울의 젖줄인 한강 복판에 놓였는데도 버려지다시피 했던 노들섬이 반세기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을 거쳐 재단장한 노들섬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

핵심 시설은 한강대교에서 용산 쪽을 바라보고 다리 왼쪽에 들어선 연면적 9천747㎡ 규모의 '음악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존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도록 3층 이하 건축물을 다양한 층위로 배치했다.

노들섬을 설계한 맹필수 MMK플러스 소장은 "기존의 땅을 재구성해서 여러 레벨의 땅을 만들어내고 한강과 함께 풍경으로 어우러지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건물을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운영자가 변화하는 틀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 서점 겸 도서관인 '노들서가', 음식문화공간, 식물 공방 등이 들어선다.

라이브하우스는 기본 456석에 스탠딩 때 874석 규모로 콘서트에 최적화한 음향, 조명과 리허설 스튜디오까지 갖췄다.

노들섬 운영을 맡은 '어반트랜스포머' 고문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는 "서울에 소규모와 대규모 공연장은 많은데 중규모는 부족했기에 성장하는 뮤지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자 이 규모로 만들었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예약이 거의 다 찼다"고 전했다.

노들서가는 15개 독립 서점과 출판사가 계절별로 직접 기획한 책을 선보이는 곳이다.

패션 관련 공간도 있다. 소규모 독립 브랜드들의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마켓 '스페이스 445', 지속가능한 패션 제품을 소개하는 '패션 스튜디오' 등이다.

이외에도 자전거 카페, 식당, 펍, 편의점 등 민간업체 34곳이 입점해 식도락을 해결해준다.

이날 찾은 복합문화공간은 28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곳곳에 건축 자재와 집기가 쌓여 있어 정확한 모습을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뮤직라운지를 꾸밀 대형 스피커, 자전거 카페의 장비, 식물공방의 화분 등이 놓인 것으로 미뤄 노들섬이 지향할 바를 짐작할 수 있었다.

노들섬 재단장
노들섬 재단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서울시는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을 거쳐 재단장한 노들섬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정식 개장은 28일. 2019.9.18 seephoto@yna.co.kr

한강대교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3천㎡ 너비의 잔디밭 '노들마당'이 펼쳐진다.

평소에는 피크닉 장소로 활용하고, 최대 3천명이 들어찰 수 있는 야외공연장으로도 쓸 수 있는 곳이다.

10월에는 강의나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홀'이 준공된다.

음악 복합문화공간과 다목적홀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맹꽁이 서식지 등 기존 자연 생태를 그대로 보존하는 '노들숲'으로 둔다.

시는 노들섬을 단장하는 과정에서 건물부터 지어놓고 운영자를 선정하던 기존 방식 대신 운영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정해두고 이에 맞게 설계해 적합한 공간을 조성하는 '선(先) 운영구상, 후(後) 공간 설계' 방식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된 민간 위탁 운영자인 어반트랜스포머가 노들섬에서 진행될 프로그램 기획·운영, 시설 관리를 총괄한다.

정식 개장은 오는 28일이다. 주차는 불가능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28일부터는 수상택시로도 갈 수 있다.

시민들이 쉽게 걸어서 찾을 수 있도록 한강대교에 별도의 보행 전용 다리를 신설하는 '백년다리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김정빈 교수는 "시내버스 15개 노선이 하루 2천회 가까이 운행하고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결된다"며 "그간 노들섬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있었다고 보고 그 거리감을 축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들섬 서편은 여의도 쪽으로 노을이 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라며 "10월 5일 있을 한강 불꽃축제도 노들섬 어디서든 볼 수 있다 보니 1만5천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들섬 재단장
노들섬 재단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서울시는 자연생태 숲과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을 거쳐 재단장한 노들섬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정식 개장은 28일. 2019.9.18 seephoto@yna.co.kr

노들섬은 현재의 한강대교인 '한강 인도교'를 놓는 과정에서 백사장 위에 둑을 쌓아 만든 인공섬이다. 1960년대까지 시민들이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1970년대 한강 개발 바람을 타고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간 뒤 여러 개발 계획이 나왔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서울시 차원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 한강예술섬 조성 사업 등을 추진했으나 막대한 사업비로 인해 역시 구상에 그쳤다.

시는 2013년 '노들섬 포럼'을 꾸려 활용 방안을 논의한 끝에 2015년 6월 설계 공모 등을 거쳐 2017년 10월 착공했다. 소요 예산은 583억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시민의 직접 참여와 의견 수렴으로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자를 우선 선정해 기획·설계·시설 조성 후 운영 프로그램을 마련한 모범적 사례"라며 "성장하는 뮤지션들의 특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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