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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독도는 한국 땅' 탄자니아 기념주화 진위 논란

송고시간2019-09-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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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서 발행' 국내 보도에 일본 정부 '아니다' 반박

국내 판매업체 "탄자니아 중앙은행 승인받아 유럽업체가 제작"

"절차 까다롭지 않은 국가의 중앙은행 승인받아 기념화폐 발행 사례 종종 있어"

독도 기념주화
독도 기념주화

[풍산 화동양행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이지안 인턴기자 = 아프리카 탄자니아가 독도 기념주화를 발행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를 일본 정부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 일부 언론은 탄자니아가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기한 기념주화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주화에는 바다에 떠 있는 독도의 모습과 함께 '독도', '한국의 땅'이라는 문구가 영어로 새겨져 있다. 반대 면에는 탄자니아 국가명과 액면가(3천 실링·한화 1천500원)도 표기돼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탄자니아 주재 일본대사관이 탄자니아 외교부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중앙은행을 포함해 탄자니아 정부는 그런 기념주화를 발행한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국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전했다.

한일 양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주화는 지난 7월 출시돼 국내에서도 판매가 됐다.

국내 판매업체인 풍산 화동양행 측은 이 주화에 대해 "유럽 업체가 기획·제작한 것으로, 탄자니아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발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화동양행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업체는 작년 남북정상회담이 세계적 이슈가 된 것을 계기로 백두산에 이어 독도 기념주화를 '랜드 오브 코리아' 시리즈로 기획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777장 발행됐으며, 국내에 배정된 250장은 모두 판매됐다"고 말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액면가보다 훨씬 비싼 49만5천원이었다.

이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제작하는 기념주화는 발행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작은 나라에서 승인을 받아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기념주화 발행 승인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측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탄자니아 중앙은행에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독일 리히텐슈타인 소재 기획사와 독일 소재 주화 제조 민간기업이 탄자니아 중앙은행과 협의해 발행한 것으로 안다"며 "민간회사들이 적당한 나라의 중앙은행과 협의를 통해 기념화폐를 발행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출시된 김연아 기념주화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에서 발행된 외국 화폐였고, 2009년 나온 고 김수환 추기경 기념주화는 라이베리아에서 발행돼 국내로 수입된 것이었다.

탄자니아 정부가 독도 기념주화 발행 사실을 부인한 것과 관련, 화동양행 관계자는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짐작건대 일본 정부가 '탄자니아가 (직접) 독도 기념주화를 발행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서 아니라고 부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발행 승인을 했는지를 물었다면 제대로 답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자니아가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해 주화를 발행했다기 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외국 민간기업의 기념주화 발행을 승인했다는 의미다.

독도 기념주화 발행을 놓고 논란이 일자 한국 정부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탄자니아 측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탄자니아 정부가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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