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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화가가 북유럽 숲에서 그려낸 설악산(종합)

송고시간2019-09-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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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에릭슨, 학고재서 아시아 첫 개인전…동양 산수화 떠올리는 회화 눈길

다양한 매체 작업 통해 자연·인간 연결성 탐색

안드레아스 에릭슨, 설악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130×80cm, 2019
안드레아스 에릭슨, 설악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130×80cm, 2019

[학고재갤러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가리왕산,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 걸린 그림 제목이다. 구체적인 형상에 얽매인 그림이 아님에도 산과 숲, 물로 이뤄진 대자연 풍광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초록색조가 두드러진 그림들 앞에서는 탈속적인 세계를 담아낸 청록산수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림을 그린 이는 안드레아스 에릭슨(44)이다. 에릭슨은 이번에 학고재에서 여는 아시아 첫 개인전 전까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다. 한국 사진이나 영상을 참고해 그린 것도 아니다. 모두 작가가 사는 스웨덴 북부 시네쿨레산 숲속 작업실에서 그려낸 것이다.

"그림들을 학고재 한옥 건물에 걸고 나니, 동양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평소 전시 장소나 제작 장소에 따라 작품 제목을 붙이는데 이번에는 한국 산들을 검색해서 이름을 정했습니다."

안드레아스 에릭슨, 아시아 첫 개인전
안드레아스 에릭슨, 아시아 첫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스웨덴 화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이 19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하이 앤 로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9.19 jin90@yna.co.kr

소격동 본점에서는 '하이 앤 로우'로, 청담점에서는 '인-비트윈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에릭슨 개인전은 총 45점을 소개한다.

본점에 전시된 27점 중 '세마포어' 연작은 태피스트리 드로잉에서 시작한 반추상 풍경화다. 세마포어는 두 깃발을 사용해 서로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뜻한다. 같은 크기와 형식을 취하되 조금씩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을 담아낸 '지리산' '한라산' '가리왕산' 3점을 두고 작가는 "서로 속삭이는 것 같지 않으냐"고 말했다.

어릴 적 오슬로 뭉크미술관을 찾았다가 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에릭슨은 독일 베를린 유학 중에 전자기과민성증후군을 앓게 됐다. 2000년대 초 귀국한 그는 고향 근처 시네쿨레산에 거처를 마련했다. 인적도 드문 산에서 작업에만 몰두한 그의 캔버스 또한 자연 영향을 받는다. "겨울에는 작업에서 더 하얀색이 두드러지고, 여름에는 녹색이 강해집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
대자연의 아름다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9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 안드레아스 에릭슨 개인전 '하이 앤 로우'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판화, 태피스트리 등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019.9.19 jin90@yna.co.kr

본관 안쪽에 놓인 청동 조각은 주변 풍경이 반사된 작업실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새들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환영을 현실로 믿은" 새에 깊은 인상을 받아 새 조각을 만든 작가는 "자연과 문명의 관계가 내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 리넨실을 모아다 1천 시간을 들여 짰다는 태피스트리 '바이젠시 n06' 등 다른 작업에서도 이렇게 자연과 인간(문명) 연결성을 탐색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에릭슨은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1년 베네치아비엔날레(베니스비엔날레)에 북유럽관 대표작가로 참여했다. 아트바젤 발루아즈 예술상(2007), 스텐에이올슨 재단상(2015) 등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소품 위주의 청담점과 본점 전시 모두 11월 3일 끝난다.

작품 설명하는 안드레아스 에릭슨
작품 설명하는 안드레아스 에릭슨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스웨덴 화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이 19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하이 앤 로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판화, 태피스트리 등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019.9.19 jin90@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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