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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명명한 당시 김종식 사건기자의 '씁쓸한 추억'

송고시간2019-09-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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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흥 기자
최찬흥기자

86년 3차 살인사건때 투입…"조기검거 기여 못해 지금도 아쉬워"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찰의 끈질긴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경찰과 마찬가지로 언론인으로서 조기 검거에 기여하지 못한 점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김종식 전 연합뉴스 기자
김종식 전 연합뉴스 기자

김종식(63) 전 연합뉴스 기자는 19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용의자가 특정됐다는 보도에 경찰 출입 기자였던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전직 언론인으로서 씁쓸한 소회를 전했다.

김 전 기자가 사건 현장에 투입된 것은 1986년 12월 12일 밤 화성군 태안면 안녕리 축대 근처에서 권모(당시 24세)씨가 양손이 스타킹으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속옷이 씌워진 상태로 살해당한 3차 사건.

태안면사무소 인근 화성경찰서 태안지소에 수사본부가 차려졌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수사본부를 방문한 지역 국회의원 비서관이라고 경찰들을 안심시킨 뒤 면사무소에서 이들이 복사하는 수사보고서를 입수했다.

"1986년 9월과 10월 1차 사건과 2차 사건이 발생했는데 지역신문에 1∼2단으로 조그맣게 변사 기사로 났어요. 3차 사건이 났는데 또 태안면이었고 보고서를 확인하곤 놀랐습니다. 전화로 기사를 불렀고 이후 방송·신문사 기자들이 속속 수사본부로 집결했죠."

3차 사건이 발생한 지 12일 만에 태안면 인근인 정남면 관항리 농수로 근처에서 이모(당시 23세)씨가 역시 스타킹으로 결박된 채 숨진 4차 사건이 발생했고 김 전 기자는 그때부터 기사에 '부녀자연쇄강간살인사건'으로 사건명을 붙였다고 회고했다.

이후 언론은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VwmcTz87RRs

그러나 1991년 4월 10차 사건까지 이어지며 연쇄살인사건으로 명명한 데 대해 자책하기도 했다.

김 전 기자는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A(56)씨의 DNA가 검출된 3개 사건 가운데 5차 사건의 경우 사건 현장과 관계자들을 취재하다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고 기억했다.

경찰,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
경찰,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

(서울=연합뉴스)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A씨가 잔혹하고 치밀한 수법으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무기수로 복역 중이라는 소식에 당시 취재 과정에서 예상했던 범인과 대체로 비슷하다고도 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엉뚱한 용의자 체포·고문, 여경을 투입한 함정수사, 무속신앙 의지 등 과학수사 기법이 미천했던 당시 경찰의 애환을 회고하기도 했다.

김 전 기자는 그러면서도 "최악의 미제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 경찰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유가족의 아픔을 어느 정도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당시 사건을 취재한 기자로서 분석 기사와 비판 기사 등을 통한 범인의 조기검거에 일조하지 못한 점이 여전히 아쉽다"며 "후배 기자들은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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